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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Feb 22. 2023

2주 만에 상무님과 라운딩 나가다

대기업 신입사원 이야기 Episode 1


2주 만에 라운딩 나가기

신입사원 일 때 였을까. 말단사원인 내 자리로 상무님이 슬그머니 오시더니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씀하신다. "너, 소싯적에 골프 좀 쳐 봤다고 했나?" ... 응?? 아무 상황도, 분위기도 몰랐던 나는 뭔가 상무님이 과업을 마치시고 심심한 찰나에 내 자리로 오셔서 농담따먹기나 하자고 말씀하시는 줄만 알았다. 나는 답했다.


"네, 상무님! 대학교 때 골프 수업을 들었었습니다."

그러자 이어지는 상무님 말씀,


"자, 그럼 2주 뒤에 나랑 라운딩 나가자."



네? '뭐...뭐라구요?' 방어를 하기도 전에 공격부터 받은 나는, 한숨처럼 쉰 "네..." 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어떻게 내뱉은 대답을 주워담을까 전전긍긍했다. 이미 상무님은 자리로 돌아가셨고, 나는 통보를 받았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게 남은 시간이 불과 14일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2주... 14일

이, 뭐... 도대체 뭘 어쩌란 말인가. 

아...앍....흘...흐릅;...


이리저리 요리조리 짱돌을 아무리 굴려봐도 태세를 전환시킬 방법은 도무지 없어 보인다. 배는 이미 떠났다. 나에게 남은 건 단 하나, 2주 안에 라운딩을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뿐.


자.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뭐부터 해야 할까? 그래, 일단 속성으로 레슨을 끊자. 아, 아니야! 채도 없는데 무슨 라운딩이야. 채부터 사자. 아, 아니다! 상무님과 공치기 전에 다른 경기부터 나가야지. 어..어..어..?


근데, 참 일단 연습장부터 가보자.

그렇게 연습장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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