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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Sep 11. 2023

26. ‘무병장수’보단 ‘무병’하고 싶다

09/10/2023

오래 살고 싶단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삶이 너무 길까 봐 걱정하기도 한다. 코로나를 거치며 평균수명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그건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상을 떠난 분들이 많기 때문이고, 의학의 힘으로 평균수명이 점차 늘어가는 게 사실일 거다.

은퇴 이후 건강에 관심이 많아졌다. 오래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거동이 어려운 노인으로, 돌봄이 필요한 상태로 늙지 않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오히려 조금 일찍 세상을 떠나도 좋겠다 생각하지만, 인명은 재천이라는 데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 아이에게 짐이 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맘이다.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젊게 사는 삶을 희망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노화로 인한 질병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언급되는 의학용어들이 간혹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핵심 내용을 이해하고 내 생활에 비춰보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거기에 더해 같은 시기에 읽기 시작한 자본주의​라는 책의 내용과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어 읽는 동안 더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소비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작가가 정리한 4M이라는 가성노화를 피하기 위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도 이해가 되었다.

4M
Mobility : 노화를 늦추려면 노화를 이기는 몸,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근골을 가진 몸을 만들어라.
Mentation: 노화의 속도를 늦추려면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건강한 마음을 만들어라
Metical Issues: 노화의 속도를 늦추려면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어라.
What Matters: 노화의 속도를 늦추려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파악해라. 그리고 집중해라. 노력해라

사실 은퇴 이후 내 생활은 작가가 강조하는 것들에 맞게 이미 재편된 상태인 듯하다. 적절한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 식습관도 개선된 상태다. SNS도 하지 않고 소비생활 역시 변화가 많이 이루어진 상태다. 하지만 간혹 주변사람들과 비교하거나 내 미래에 불안한 마음을 느낄 때도 있으니 마음 챙김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오래 살기보단 건강하게 살기를 원하는 나에게 필요한 내용이기도 했고, 내 생활 습관들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챙길 수 있게 된 듯하다.

‘무병장수’에서 ‘장수’는 빼고, 활력 있는 삶으로 건강하게 살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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