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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Oct 07. 2023

51. 요가 선생님 한 마디에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다니

10/07/2023

     우울함을 떨치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데는 대단한 무언가가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낀다. 정말 작고 소소한 일 하나로도 무겁게 나를 누르던 마음이 날아가는 반전이 생기니 말이다.


혼자 유튜브/앱을 보면서 해오던 요가를 앞으로도 꾸준히 운동으로 해보자,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비크람 핫요가를 등록해 다닌 지 세 달째다. 더운 공기와 허브 냄새 가득한 공간에서 땀 흘리며 선생님의 가이드에 따라 집중해 움직이는 시간이 익숙해지고 있는 요즘이다. 운동은 너무 무리하거나 나를 몰아붙이면 꾸준히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있어 일주일에 4번, 하루 55분 수업에 참여한다. 90분 수업도 있지만 아직은 55분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혼자 하며 잘못된 동작인 줄 모르고 트라이앵글 자세를 무리해 오른쪽 허벅지와 엉덩이 쪽에 통증이 한 동안 있었는데 요가수업에 다니기 시작하고 수업 후 한 선생님에게 자세 교정을 도움 받았다. 이젠 통증도 없어지고 좀 더 정확한 자세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어제도 여느 날처럼 수업에 참여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 안에 침전되어 들어가 거울 속의 나와 마주하는 시간. 나에게 온전히 몰두하다 보면 이제 대부분의 동작을 수행하게 되었다. 수업 후 땀을 흠뻑 흘리고 나오는 길, 선생님이 나를 불러 세웠다. 동작도 자세도 너무 좋다고, 다른 곳에서 요가를 배운 거냐고, 물었다. 앞으로는 맨 앞쪽 라인에서 수업에 참여해 달라고, 수업 중 서로 교감이 되는 것 같았다고, 잘했다고 칭찬을 받았다. 선생님의 그 말 한마디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고 우울한 기분이 날아갔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도, 불행하게 하는 것도 내 마음속에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작고 소박한 것들이 마음에 쌓이며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왜 잊고 지낸 걸까. 조금 덥지만 파란 하늘이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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