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뜨개질, 독서
요즘 나는 이 세 가지로 정리될 것 같다.
산책. 뜨개질. 그리고 독서.
물론 집안 일도 예전보다 훨씬 많이, 꼼꼼하게,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청소와 요리를.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해야 할 일, 식사메뉴를 생각한다. 그리고 하루의 루틴을 시작한다.
오늘의 산책길은 <이동진의 빨간 책방> 팟 캐스트와 함께 했다. 사실 이미 종료된 프로그램을 최근에 알게 되어 예전 방송분을 순서대로 듣고 있다. 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특히나 박학다식한 이동진 씨와 재미있는(?) 소설가 김중혁 씨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니, 나에게 더없이 좋은 들을 꺼리다. <연애의 시대>라는 책에 대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산책길은, 밤새 내린 비에 가라앉은 공기에 더 짙어진 꽃 냄새, 흙냄새가 좋았다. 여전히 구름이 많긴 하지만 군데군데 햇빛이 비추는 파란 하늘이 너무 예뻤다. 오늘따라 산책길이 더 좋았던 건, 여유를 즐길 수 있어서…인 거 같다.
산책 다녀와서 청소도 마무리하고, 월드컵 축구를 보면서 새로 바구니를 하나 뜨기 시작했다. 아직 지그재그 가방이 미완성이긴 한데, 갑자기 잡힌 금요일 저녁 약속에 작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해 보려고 급 시작했다. 몇 시간 안 걸려 만든 작은 바구니는 앙증맞고 나름 고퀄리티다. 여기에 초콜릿과 핫초코 스틱 몇 개 담아 선물로 줄 생각이다. 사람 사귀기에 여전히 조심성이 많고 마음을 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나에게 꾸준히 노크해주고 있는 새 친구에게 말로는 못하는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 관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얼마나 가까운 친구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고마운 마음인 거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소설, <외사랑>을 다 읽었다. 따로 리뷰 노트를 남길 예정이지만, 겨우겨우 끝까지 마무리한 듯하다.
다음 책은 좀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것으로 골라봐야겠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