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파랑 Mar 30. 2018

무례한 사람 노노

<100일 글쓰기 72/100>


사람에 대해 쉽게 호감을 느낀다. 아주 약간의 기회만 있으면, 나는 지나치게 쉽게 홀린다. 좋아하지 않던 사람에게도 금세 호감을 느낄 수 있다. 애초에 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사람들만 곁에 두니 어려울 것도 없다.

누굴 싫어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싫은 마음이 충돌하는 것은 괴롭다. 싫은 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도 스스로의 사회성 부족이라고 생각하면 자괴감이 밀려온다. 더 큰 문제는 이제는 대놓고 싫은 사람도 곁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지점이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유형화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싫다기보다는 껄끄러운 정도로 치부하려고 감정 정리하고 노력하는 대상들이 어떠한 부류인가 생각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무례한데 스스로 무례한 줄 모르는 철면피, 다른 하나는 타인의 가치를 고의로든 장난으로든 후려치는 쪽.

사례를 생각하니 한도 끝도 없다. 이젠 싫어도 싫은 티도 제대로 못 내고, 싫은 감정도 극복해야 하고, N년이나 그렇게 산 사람인데 내가 어쩌겠어-하고 수긍도 해야 한다. 피할 수 없을 때 편해지려면 아무래도 내가 나를 깎아서 둥글게 만드는 게 제일 수월하다. 이래서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게 아닐까.

골을 파면 팔수록 더 안 좋아지는 건, 한편으로는 내가 누군가에게 무례한 줄 모르고 무례하게 굴고, 그의 가치를 후려치는 일이 있었겠구나 싶으면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없는 무수한 타인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럽다. 결국 건전한 자존감, 그리고 나의 중심을 지키는 게 관건일테지.

매거진의 이전글 마을버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