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바디 2기를 끝내며~
4주간 기록을 통해 몸의 감각을 회복하는 루틴 프로그램. 버디바디 2기를 마무리했어요.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크게 달라진 점 중 하나가 아침 알림이었습니다. 아침마다 참여자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하는 대신 맘에 드는 문장을 골라 보냈습니다. 매일매일 안부를 잘 묻고 싶고 잘 들여다보고 싶은데 서툰 문장으로는 응원이 마음까지 닿기 어려우니까요. 그리고 매일 하는 기록인 만큼 저 역시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에너지를 유지하고 싶었어요. 직접 쓰기보다 고르는 일이 수월하니까요. 잘 만들어진 문장 앞 뒤에 전달하고 싶은 말을 약간 곁들였어요. 이미 훌륭하게 준비된 음식에 데코레이션 하듯요. 마무리 모임의 후기를 들어보니 공유했던 문장들이 모임이 지속되는 내내 의욕을 약불로 은근히 데워주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참에 좀 공유드려요! 저의 큐레이션이 여러분께도 가닿으면 좋겠네요.
응원의 문장은 대체로 texture에서 골랐어요. 이때쯤 필요한 문장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하면서 #체력 #운동 #루틴 #기록 #다정함 #진심 같은 키워드를 넣고 검색했어요. 고른 문장들은 따로 폴더를 만들어서 보관도 해두고 이미지를 받아서 카톡방에 알림을 올렸답니다. 덕분에 읽었던 책과 문장을 비롯해서 새롭게 알게 된 책과 문장들을 발견하는 건 저의 즐거움이었답니다. 이번 버디바디 2기… 앞에서는 들불이 끌어주고 뒤에서는 텍스쳐가 밀어줘서 시작하고 마무리 지었죠.
이번 시즌을 마치면서 버디바디 후기에 이 문장을 꼭 소개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체력적 한계점에 도달하고 매일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이 실패는 점점 한계의 지점을 넓혀가는 신호라고요! 4주간의 기록은 쉽지 않고 한계라고 생각되는 지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실패가 아니란 거예요. 정말로! 재밌다고요!
우리는 다이어트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단기적으로 살을 빼는 일이 목표라면 버디바디에는 틀린 선택입니다. 몸에게 다정해지는 습관을 들이는 일에 더 가까워요. 스스로에게 과식, 폭식, 과로 그리고 체형의 강요를 하지 않고 내 몸으로 살아가는 기준점을 새로 만드는 일이 4주간 할 일입니다. 분명한 지점은 사람마다 시기마다 다를 거예요. 저도 매 기수마다 매번 새롭답니다.
우리는 완벽하기 위해서 식단을 관리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에요. 좀 더 편안한 자신을 맞이하기 위해서요. 만원 지하철을 씩씩하게 통과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숨을 내쉬고 자신의 삶을 꾸릴 수 있는 체력. 좀 더 건강하고 조금만 더 튼튼해지면 타인과 자신에게 분명 더 용감하고 너그럽고 다정해집니다.
버디바디의 마지막에 어떤 모습을 기대하셨나요? 혹은 기대하시나요? 4주간의 시간을 거쳐도 변함없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비난하지 않길. 남에게 응원 보내주었던 자신을 기억하면서 자신에게도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라요. "인생은 길고, 우리는 젊고, 대안은 많다.(오하림, 나를 움직인 문장들)"
몸의 변화는 모르겠고, 왜 적어야 할지 모를 때는 다른 이유와 목적을 만들어보는 것도 요령입니다. 뭐든 4주간 한 70%의 확률로 반복한다면? 뭐가 됩니다. 그렇다고 믿습니다. 기록만 해도 분명히 성장하는 자신이 있을 거예요.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통과하는 하루는 어땠는지 살펴볼 수 있을 거예요.
윤여정 배우님이 문명특급에 나온 편 보셨어요? 그 영상이 30분이 넘는데 저는 4번은 넘게 봤어요. 그거 아세요? 윤여정 선생님한테 못 되게 구는, 혹은 하릴없이 빈정대던 분들은 다 이 세상에 없고 그러니까 본인 세상이 왔다는 말에 얼마나 웃고 또 번쩍였는지 몰라요. 우리 오래 버티고 우리의 시기를 기다리자고요. 옵니다. 능력과 운 그리고 성실함까지 결합된 체력을 가지고 기다리자고요.
좋은 소리만 하니까 답답하신가요? 일상에서 자주 '객관'이라는 명찰을 달고 아무 말 헛소리가 많아서 제가 어려운 말 꺼내기 전에 쿠션을 많이 깔았어요. 왜 고민이 없겠어요. 왜 명쾌하게 몸을 바꿀 생각을 한 적이 없었겠어요. 고민 끝에 정답 같은 몸 말고 얻은 해답이 몸 기록입니다. 저는 답을 드릴 수 없어요. 끝없이 흔들리는 현재에서 서로의 지지를 통해서 4주의 시간을 함께 나아갑니다.
사랑하는 이슬아 작가님도 많은 글에서 체력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동시대 여성으로 공감과 그의 멋짐에 대한 동경과 함께 그 처럼 강인하고 아름답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가 믿는 것을 같이 믿고 싶어요. "이 부드러운 체력이 우리들 자신뿐만 아니라 세계를 수호한다고" 저도 믿습니다.
카카오톡 방에서 저는 머리에 힘을 주고 다정할 것입니다. 어쩌면 버디바디는 제가 더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우리가 서로를 모르기에 더욱 정중히 더 다정히 하는 말들은 아주 가까운 이들이 전해주는 응원과는 또 다른 결로 하루를 지켜내고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줍니다. 스스로 다정할 수 없을 때는 타인의 다정함을 양분으로 자신에게 내어주세요. 그러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될 거예요.
후~ 아이고 이렇게 한편 써 내려가니까 진짜 떠나보내는 것 같네요. 정말 안녕~ 안녕히~ 버디바디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