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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재 Apr 10. 2020

한화 좌익수는 누가 차지할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 한용덕 감독

한화 이글스는 한동안 리그에서 외야가 가장 허약한 팀이었다. 최근 4년간 외야 WAR만 봐도 압도적 꼴찌. 작년에도 외야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제라드 호잉을 빼면 붙박이 외야수가 없었기 때문. 이용규는 불화와 징계로 한 시즌을 날렸고, 정근우는 중견수 기용이 무리수임을 드러냈다. 그 공백을 메우고자 중견수를 오가며 고군분투한 호잉은 부담과 부상으로 성적 하락. 팀의 고질적 약점이 극명하게 나타났고,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외야에는 절망만이 가득했다.
다행히 올해는 희망이 보인다. 중견수 이용규가 돌아왔다. 호잉은 우익수로만 뛰면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좌익수 자리. 무주공산에 가깝던 이곳에 올해는 주인이 생길 전망이다. 장진혁, 정진호, 김문호, 유장혁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저마다 장점과 색깔을 살려 캠프와 청백전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는 중. 한용덕 감독으로선 뜻밖의 행복한 고민을 하는 상황이다. 본격 4파전! 과연 누가 한화 좌익수 자리를 꿰찰까?



장진혁

우투좌타/1993년생/2016년 2차 4R 전체 39번/미필

장진혁 ⓒ 한화 이글스


가장 강력한 후보. 작년 후반기 인상적 활약(타율 0.293 출루율 0.361)으로 암울한 외야에서 가뭄의 단비 역할을 했다. 입단 이후 연이은 부상(무릎·팔꿈치)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이제야 잠재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타격에 확실히 재능이 있다. 배트를 휘둘렀을 때 공을 맞힌 비율(컨택%)이 73.6%(18시즌)에서 79.5%(19시즌)로 향상. 스프링캠프에서 14타수 7안타 1홈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청백전에서도 맹타다. 작년 도루 13개(성공률 72.2%)를 기록할 만큼 발도 빠른 편. 대학 때 유격수로 뛰다가 프로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탓에 수비는 살짝 개선이 필요하지만,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야무진 외야수로 성장할 재목. 부족한 장타력(19시즌 장타율 0.346)과 좌투수 상대 약점(OPS 우투 0.693/좌투 0.548)을 보완한다면 좌익수 자리는 볼 것도 없이 장진혁 차지다. 군 미필인 게 약간 아쉬울 뿐.



정진호

우투좌타/1988년생/2020년 2차 드래프트/군필

정진호 ⓒ 한화 이글스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한 한화에서 데뷔 10년 만에 주전을 노린다. 외야가 탄탄한 두산에서야 백업일 뿐, 여느 팀에서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공수주 모두 기본기가 탄탄. 재작년엔 111경기에 나서 타율 0.301(규정타석 미달)을 찍었다. 컨택%가 꾸준히 80%를 넘을 만큼 공을 맞히는 데 일가견이 있고, 장타도 곧잘 날린다. 역대 23번째 사이클링 히트(2017년)와 2년 연속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2018·2019년)을 기록하기도. 수비도 평균 이상이고, 외야 전 포지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한다. 풍부한 1군 경험(통산 475경기) 역시 장진혁과 경쟁에서 비교 우위. 다만, 기복이 심한 게 약점이다. 타격 사이클이 좋을 때와 나쁠 때 차이가 크다. 전체적으로 무난하지만, 그렇다고 특출한 툴이 없다는 점도 딜레마라면 딜레마. 하지만 외야수다운 외야수가 부족한 한화에선 이만해도 감지덕지다. 어떻게든 팀에 기여할 선수.



김문호

좌투좌타/1987년생/2020년 자유계약/군필

김문호 ⓒ 한화 이글스


한때 롯데 타선 주축으로 활약. 2016년 4할 타율에 도전한 적도 있고(시즌 57경기까지 타율 4할대), 그해 규정타석 3할(0.325)을 기록했다. 그만큼 방망이 능력은 검증 완료. 하지만 재작년 벌업으로 장타력 향상을 노린 뒤부터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최근 2년 성적도 곤두박질(타율 0.250→0.243). 결국, 롯데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올해 초 한용덕 감독이 팀에 강력히 요청한 덕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반등을 노리며 벌크업 포기를 선언했다. 감량한 체중에 힘입어 클라스를 보여줄지가 관심. 외야 수비가 나쁘지 않은 만큼 타격이 살아난다면 얼마든지 주전을 노릴 수 있다. 다만, 아직은 컨디션과 나이 면에서 경쟁 선수들보다 밀리는 게 사실. 캠프부터 1루 수비를 병행했는데, 김태균 백업으로도 다방면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유장혁

우투우타/2000년생/2019년 2차 2R 전체 13번/미필

유장혁 ⓒ 한화 이글스


한화가 촉망하는 외야 최고 유망주. 호타준족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선구안도 괜찮은 편. 작년엔 곧바로 1군에 투입돼 프로의 높은 벽을 제대로 실감했다(36경기 OPS 0.466). 성장의 자양분이 됐을지가 관건. 기본적으로 야구 센스가 있어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원래 주전으로 뛰기엔 더 기다려야 한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청백전 컨디션이 너무 좋아 좌익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26타수 14안타(0.538)로 때리는 족족 안타가 되는 모습. 본인은 “타석에서 조금 여유가 생겼다”고. 이 기세라면 개막전 좌익수를 맡아도 놀랄 일은 아니다. 외야진에 부족한 우타자라는 점도 매력적. 하지만 문제는 수비다. 외야 전향 2년 차인 탓에 타구 판단이 아직 미숙하다. 아무래도 경험이 더 필요할 듯. 올해 눈에 띄는 기량 향상을 보여주면 그걸로 만족이다.




현재로선 장진혁과 정진호와 우위에 있고, 김문호와 유장혁이 뒤를 쫓는 모양새다. 하지만 개막까지 한 달여가 남은 만큼 속단할 순 없다. 남은 기간 얼마든지 주인공이 바뀔 수 있다. 과연 누가 한화 좌익수 자리를 차지할까? 여러분은 어떤 선수가 제격이라고 생각하나?




한화 좌익수는 누가 차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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