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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재 May 15. 2020

상대 포수에게 판정 묻는 심판이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오훈규 구심의 오심

시즌 극 초반이지만, 심판 판정에서 계속 문제가 나온다. 스트라이크 존 논란에 이어서, 이젠 하다 하다 심판이 상대 포수에게 판정을 묻고, 비디오 판독도 엉뚱하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어제(14일) 두산 대 롯데 경기 얘기다. 2회 무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선 두산 최주환이 볼카운트 1-2에서 스윙했고, 이후 공은 롯데 포수 정보근이 잡았다. 하지만 분명 방망이에 맞는 소리가 났다. 무관중 경기가 더 잘 들렸다. 시청자도, 해설자도, 선수들도, 감독들도 들었고, 심판들도 분명 들었으리라. 그래서 일단 파울은 분명해 보이고, 이 공을 정보근이 바로 잡았냐, 아니면 바운드로 잡았냐가 관건이었다. 오훈규 구심은 바로 잡았다며 아웃 선언했다.


근데 리플레이를 보니, 누가 보더라도 바운드로 잡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 알고 보니 오훈규 구심이 헷갈리니까 정보근에게 바운드 여부를 물어보고 판정을 내렸다. 심판 마이크로 들린 얘길 종합하면, 오훈규 구심 본인도 바운드로 의심하지만, 정보근이 바로 잡았다고 하니까 수긍하고 파울팁 삼진 판정을 내린다. 또, “맞은 건 맞는데”라고 하는 걸 보아 방망이에 공이 맞은 건 본인도 분명 인지했다. 이 자체가 일단 1차로 황당한 상황이다. 아니, 두산 최주환 아웃 여부를 상대인 롯데 정보근에게 묻고 결정한다? 공에 묻은 흙을 보거나, 4심 협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정보근 양심 테스트도 아니고, 일단 묻는 거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당연히 두산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워낙 분명한 바운드라 금방 끝날 줄 알았다. 근데 좀 오래 걸린다 싶더니, 급기야 삼진 판정이 나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퇴장을 감수하고 항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근데 심판 말을 들어보니, 어이없게도 바운드 여부가 아니라 파울 여부를 판정해서 방망이에 안 맞은 것으로 판단했단다. 아니, 방망이에 공이 맞는 소리를 너도나도 들었고, 그걸 심판도 인지했고, 누가 봐도 바운드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따로 말을 안 했다고 파울 여부를 판정한다? 게다가 설령 파울 여부를 판정한다 해도, 소리로 들으나 화면으로 보나 파울로 보는 게 더 합리적이다. 근데, 파울도 아니란다. 이게 2차로 황당한 상황이다.


모두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상대 포수에게 물어보고 판정하는 것도 모자라, 비디오 판독도 엉뚱하게 하고. 잘못된 판정을 바로 잡으라는 비디오 판독이 아무 힘도 못 다. 이럴 거면 비디오 판독을 뭐 하러 하나. 판정도 어이없지만, 과정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 판정에 대한 해명이 분명히 필요한 이유다. 사과하든 징계하든, 뭔가 피드백이 나와야 한다.


지난번 한화 이용규가 스트라이크 존 관련 불만을 드러냈을 때, KBO는 해당 심판조 전원을 퓨처스리그로 내려보냈다. 이례적으로 빠른 징계였다. 올해 부임한 허운 심판위원장은 그러면서 신뢰를 강조했다. 신뢰를 잃었다는 게 큰 문제이고, 더 준비가 필요해 보였다는 것. 이번도 마찬가지 아닐까? 선수도 경기력이 떨어지고 부진하면 주전 라인업에서 빠지거나 2군으로 내려가듯, 심판도 이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오심을 하면 뭔가 합당한 조치가 있어야 합리적이리라. 또, 징계와 함께 심판 신뢰를 높이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심판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선, 투명하고 체계적인 고과 평가, 연공서열 중심 문화 타파 등 개혁 조치가 필요하다.


어렵사리 개막한 KBO 리그가 심판 판정 때문에 자꾸 논란이 생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얘기가 더는 안 나오도록 심판진이 제대로 된 판정, 신뢰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길 바란다.




상대 포수에게 판정 묻는 심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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