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와 글쓰기
1월 18일 5시 1분 - 5시 26분 / 1월 19일 5시 49분 - 6시 11분
2.5단계 이후로 계속되는 가정보육, 줄지 않는 일. 이번 주도 정신없이 지나갔다. 정규직도 아닌데 요즘엔 주말이 기다려진다. 토요일에는 왠지 모르게 예민했다. 뭔가를 먹고 싶으면서도 딱히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모르겠고,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남편과 같이 있으면서도 아이를 남편이 전담하도록 내버려 두어서 또 한 번의 갈등이 있었다.(물론 금방 풀었지만 말이다.) 그날은 그냥 흘러가는 시간에 이리저리 몸을 맡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드디어 아이가 3시쯤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운동, 명상, 책 읽기 등등을 내려놓고 나도 옆에서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4시 50분. 자고 나니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다음 날, 평소처럼 새벽에 일어나 다이어리를 꺼냈다. 며칠 전부터 하루를 시작하기 전 다이어리에 오늘 어떤 하루를 만들지 "확언"을 쓴다. 그다음 업무 정리,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적는다. 오랜만에 브런치 글도 완성했다. 일상을 챙기는 것만으로 바빠 '글 쓰는 것도 시간이 없으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글을 업로드하고 나니 어떤 뿌듯함이 샘솟았다. 하루를 잘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마저 들었다. 글을 묵혀둔 며칠 동안의 답답함과 찝찝함도 해소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소소한 일기 쓰기가 과연 의미가 있을지 떠올려보았다. 이제껏 해온 감이당에서의 밀도 높은 발제, 에세이와 비교했을 때 하찮아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또 아무도 보지 않을 것 같은 글을 쓰는 행위는 내게 하루(며칠)를 정리하게 하고, 또 어떤 날엔 사소한 일들을 풀어내는 것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까지 고민하게 만든다.
다이어리에 확언과 해야 할 일을 적고, 하나씩 체크하는 것도 일상을 좀 더 능동적으로 살 수 있게 하는 힘을 주는 것 같다. 바쁘게 바쁘게 살기는 싫지만 흘러가는 시간과, 새겨진 습관에 끌려다니고 싶지는 않다. 출산 후, 육아가 시작되면서 매일매일이 똑같게만 느껴졌다. 코로나 창궐 이후 더 그렇다. 달라진 상황 속에서 지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싶다. 건강하게, 즐거운 일상으로 만들어 보기. 내가 다이어리 쓰기와 글쓰기를 꾸준히 수행 삼아하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