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밥 잘먹어서~
#1
앉아서 책을 보다가 갑자기 "똥이야"라고 말하며 화장실로 뛰어가는 아이.
아...ㅠㅠ 기저귀에 조금 묻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자기가 큰일을 보는 동안 엄마는 꼭 멀리가지 말고 앞에 앉아있으라고 한다.
가끔 문지방에 앉아서 파이팅을 하라고도 한다.
어제는 힘주는 아이 옆에 서있었더니 갑자기 내 다리를 쓰담쓰담한다.
"겸제 뭐하는거야?"
"엄마 예쁘다~ 예쁘다~ 하는 거야?"
"왜?"
"밥 잘먹어서"
겸제야. 그래. 엄마가 밥을 좀 잘 먹긴해ㅎㅎㅎ 아이는 남편과 내가 자기에게 하는 말을 기억했다가 이렇게 불쑥 꺼내 우리를 당황시키곤 한다. 지난 번에는 양치를 하던 중이었나, 옷을 입는 중이었나. 어쨌든 "겸제 이거 해야돼~"라고 했더니 자기가 "양치 안하면 친구들이 겸제 간식 다 먹어~"라고 하는게 아닌가. 아이 덕분에 이렇게 소소하게 웃을 일이 생긴다.
#2
아이를 꼬셔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집에만 있는 것보다 밖에 나가는 것이 시간도 잘가고 기분전환이 된다. 어느새 따뜻해진 날씨에 거리에는 벚꽃이 활짝폈다. 어른 아이 할것없이 사람들도 많이 나왔다. 소풍나온 기분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말했다.
"꽃을 보니까 참 행복하다~ 밖에 나오길 잘했다~" 라고 했더니 옆에서 아이가 말했다.
"오랜만에 나왔다~"
불쑥 너무 어른스럽게 말을 해버리는 바람에 나는 또 웃음이 터졌다.
이제부터 매일 달라지는 아이의 행동을 조금씩이라도 기록해보려한다.
얼마 전, 감이당에서 '왜 아이는 매일 새로워지는데, 나는 하루를 똑같게 느끼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아이의 달라지는 모습, 내 하루에 일어난 변화를 소소하게 나마 기록해보려한다.
똑같게만 느껴지는 일상에 차이를 부여하기! 오늘은 또 아이가 어떤 말을 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