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양치하러 화장실에 갈 때면 난 늘 예민해진다. 디딤대 위에 올라가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 위험해 보이는데 거기에서 온갖 장난을 친다. 칫솔을 무는 것은 기본, 비누로 세면대 닦기, 물 계속 틀어놓기, 한 발로만 서있기, 칫솔로 세면대를 닦거나 벽을 닦을 때면 아... 정말 양치 그만하고 나가버리고 싶다!
처음엔 장난치는 걸 견디기 어려워 내가 많이 해주었다. 그러다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매번 해줄 수도 없는지라 스스로 하게 기다려주었다. 처음보다는 장난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아직 그 자리에만 서면 몸을 가만히 둘 수 없게 되나 보다.
어제도 아이와 양치하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한번 쓱싹 할 때마다 10까지 숫자를 세라고 해보았다. 손은 움직이지 않고 칫솔 물고 숫자만 잘 세는 아이@@ 이제 혼자 물을 입에 넣고 헹구는 것도 곧잘 한다. 물을 컵에 한 번에 담아서 세 번 퉤하라고 시켰다. 그랬더니 한번 입에 물 넣고 컵에 받은 물 다 버리고, 또 한 입 헹구도 물 다 버리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건만 한 번 더 시도하는 아이! '요놈 봐라?' 순간, 화가 난 나머지 물을 입에 넣는 아이에게 살짝 물을 먹이고 말았다. 물이 너무 세게 들어갔는지 울면서 "매워, 컥컥..." 거리는 아이. 분명 나의 의도가 섞여있었다.
우는 아이를 보자 쌤통이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미안함이 올라왔다. 나중에는 미안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다. 물을 버리는 게 그렇게까지 잘못한 일은 아니었는데...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남편에게 말했다. '내게 아이에게 물을 먹였어ㅠㅠㅠ 완전 물고문 아니야ㅠㅠ' 맹자의 말처럼 인간은 정말 선한 존재인지 의심스러웠다.
다음 날, 아이가 양치를 하러 가자고 한다. 아빠랑 가자고 했더니 엄마랑 가겠다고 한다. 요즘에는 그렇게 엄마만 찾는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더 지치고 참지 못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는, 리오가 자꾸 이빨 닦을 때 장난쳐서 힘들어서 같이 못하겠어."
그랬더니
"장난 안칠게~"라고 한다.
속는 셈 치고 같이 가주었더니 정말 순식간에 이를 닦았다. 아.. 이제 이렇게 협상이 되는 나이인 건가? 그냥 솔직하게 말했을 뿐인데, 아이가 어느새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기도 하고 신기했다.
하하 그래도 여전히 양치할 때는 매번 전쟁이다.
오늘은 물을 한껏 입에 물고 퉤를 양치컵에 하고, 그 물을 다시 먹고 아.. 그러지 마 아들아ㅠㅠㅠ
그래도 전에 마음을 다잡은 탓인지 그렇게 요동치지 않았다. 빠르게 행동을 저지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말한다. "그러면 안돼~"
남편에게 나와서 자랑했다. 나 그래도 올라오는 화를 누르고 잘 이야기했어! 그렇게 이야기하고 화장실로 들어갔더니, 아이가 쉬하고 변기 뚜껑을 열고 물을 내리고 있다. 그리고 물이 내려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본다. 세균이 올라온다고 변기 뚜껑을 꼭 닫고 물 내림 버튼을 누르라고 이야기했건만!!!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찰싹... 때린다.
***
매일매일 육아는 다이내믹하고,
그 순간 감정이 일어나고,
마음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다.
내가 아이에게 하라고 시키는 일들이 적합한 것들 인지도 의심이 든다.
그래도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차분하게 화내지 않는 '비폭력적'인 엄마가 되고 싶다.
오늘도 잘해보자!
머리를 짧게 자른 후 더 장난꾸러기가 된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