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딴짓을 하고 싶어서 그래

by 민들레


요즘 들어 아이에게 화를 잘 내게 된다. 어제는 아이가 유독 쉽게 잠들지 않았다. 우리는 보통 9시에 잠자리에 든다. 책을 2-3권 정도 읽고 소등. 책을 읽다 보면 내가 먼저 잠에 든다. 어제는 같은 책을 2번 읽고 불을 껐다. 분명 낮잠도 적게자고 많이 걸었는데 아이가 안 잔다. 아이는 잠이 오지 않는지 입으로 비눗방울 소리를 낸다.


"뽁뽁 뽁뽁 뽁뽁"


나는 아이에게 말했다.


"리오, 이 소리 계속 내면 엄마가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 그러니까 그만하고 자자."


그래도 소리를 내는 게 재밌는 건지, 그냥 심심해서 그러는 건지 계속한다. 나는 다시 한번 말했다.


"리오야, 엄마가 아까 시끄럽다고 했지? 다시 한번 그러면 엄마밖에 나가서 잘 꺼야."


그렇게 말했는데도, 뽁뽁 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짜증이 난 나는,


"엄마 이제 밖에 나가서 잘 꺼야, 리오 혼자자."라고 선언한 뒤 거실로 나갔다.

아이는 따라 나오며,

"이제 안 할 거야~"라고 반복해서 말한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방에 있던 아이 아빠가 나와 사건을 중재한다.



하루 종일 아이와 지내다 보면, 잠잘 때 즈음되면 지치곤 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긴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렇게 아이와 열심히 놀아준 것 같지도 않다. 놀아달라고 하는 아이에게 잠깐만~ 하고 핫딜 방을 들여다본다거나 아니면 굳이 꼭 필요하지 않은 맘 카페에서의 수다를 엿보고 있곤 한다.

결국, 아이를 돌보아야 한다는 의무감과 뭔가를 하고 싶다는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다 혼자 지쳐버리는 건 아닌지.


깜깜한 방 안에서 아이 혼자 자라고 했으니 4살 난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어쩌면 잠이 들 때까지의 시간을 나 혼자 정해버리고, 피곤하니 책을 2권만 읽자고 하고, 내 맘대로 불을 꺼버린 것이 아닐까? 쓰다 보니 이렇게 이기적일 수가. 순간, 아이를 탓하며 올라오는 마음에 버럭 했지만 마음이 무겁다.


다음날 아침, 아이와 어린이집 앞에서 인사를 했다. 우리는 보통 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갈 때 3종 인사를 한다. 먼저 양손 빠이빠이, 그 다음 양손 최고, 마지막으로 하트. 요즘에는 어린이집 입구가 등원하는 누나, 형아들로 붐벼 대충 빠이빠이만 했다. 오늘은 그대로 한산한 상태라 편안하게 빠이빠이를 한다. 내가 먼저 양손 최고를 했다. 유리문 사이로 따라 하는 아이.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그 작은 손으로 작은 하트를 만든다.

그 순간.


"아, 저렇게 예쁜 아이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었던 거지?"


이제는 핫딜 방과 맘 카페로 산만해진 마음을 멀리하고 아이와 노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좀 더 집중하고자 한다.

무엇을 하든지 그 시간에는 그것을 함에 있어서 정성스럽게 보낼 것.

엄마로 사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또 어렵다.



KakaoTalk_20211028_050508914.jpg 밖에 나가 더더 신나게 놀자! 으쌰으쌰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름 잘 지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