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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밀라 May 18. 2022

전세에 대기업 다니는 김대리 이야기 #17.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하는 박 대리 편.

쿠폰 요정 박 대리는 떡볶이 마니아 하대리님 추천으로 산 바이오 주식을 다른 동료들 몰래 추가 매수한 걸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만기가 된 적금도 있고 만기가 가까워지는 적금도 있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단기 적금을 가입하기 때문에 적금을 끝까지 유지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하지만 박 대리는 그 무던한 성격으로 꾸역꾸역 매달 100만 원씩 적금을 넣고 있었다. 워낙 저금리 시기이다 보니 이자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목돈을 만들고자 불입한 것이다. 몇 년 전 유행하던 차이나펀드 투자로 원금이 반토막이 난 뒤로는 다른 재테크는 일절 하지 않고 적금만 붓고 있었다. 1년 만기로 하고 만기가 되면 새로운 적금 통장으로 1년 만기로 새로 불입하고 있었다. 벌써 4년째 적금 만기가 다가오니 얼추 5000만 원이 다 되어간다. 


박 대리는 처음부터 이 돈을 모두 주식에 넣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일단 투자가 시작되니 멈출 수가 없었다. 

삼성전자를 사면 현대자동차가 사고 싶었고 카카오도, 네이버도 사고 싶었다. 대형 우량주가 좋다고 하여 일단 시작은 이런 것들을 조금씩 사봤다. 워낙 주가가 비싸서 몇 주 안 사도 금방 큰돈이 들어갔다.                


박 대리는 주식투자를 시작하자마자 네이버 카페부터 검색한다. '주식투자' 카페가 주르륵 여럿 뜬다. 그중 가입자수가 많고 만들어진 지 오래된 주식카페에 가입한다. 우량주는 떨어질 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추가 매수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매일 추가 매수를 할 일이 생긴다. 우량주 주가가 매일 뚝뚝 떨어진다. 이상하다. 분명 우량주인데... 왜 그러지? 박 대리는 갸웃한다. 


박 대리는 우량주는 그냥 그대로 두기로 하고 하대리님이 알려준 바이오 주식처럼 저평가된 코스닥 주식을 찾기로 한다. 그래서 매일 네이버 주식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열심히 읽는다. 그중 몇몇은 주식을 아주 잘 아는지 유튜브도 운영한다. 박 대리는 카페에서 매일매일 주식 시황 글을 올려주는 이의 유튜브도 구독한다. 밤에 남편과 딸이 잠들면 혼자 유튜브를 보며 사야 할 종목을 고른다.                                                       


박 대리의 종목 선택 기준은 심플하다. 주식투자 유튜버가 추천해 준 것 중에서 저렴한 종목. 그러면 혹시나 떨어지게 되더라도 물 타기 하기도 수월하다. 만기 된 적금이 넉넉하니 혹시나 주가가 떨어져도 더 살 수 있다. 카카오나 네이버 등은 주당 가격이 비싸서 추가 매수가 망설여진다. 하지만 저렴한 주식은 얼마든지 살 수가 있다. 박 대리는 괜히 비싼 카카오, 네이버를 샀다고 후회한다.


박 대리가 생각하는 적정 주식 가격은 1만 원 이하다. 그 이상은 다 너무 비싸게 느껴진다. 1만 원짜리 종목의 주가가 올라서 5만 원이 되고 더 급등해서 10만 원이 되는 상상을 해본다. 그렇게 되면 박 대리가 가진 5천만 원은 2억 5천이 되고 5억이 되는 거다. 만약 3천 원짜리 종목이 10만 원으로 급등한다면 무려 16억 5천만 원이 된다. 하대리님이 추천해준 바이오 주식의 가격은 원래 2천 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주당 4만 원이 넘는다. 이걸 5천만 원어치 샀었어야 하는데 겨우 100만 원어치를 샀다. 그것도 늦게 들어가서 23000원에 샀다. 박 대리는 추가로 더 사긴 했지만 회사에서 급하게 산거라 가진 돈 50만 원어치를 더 산거뿐이었다. 


박 대리는 내일 장이 시작되면 유튜버가 추천해준 종목 중 저렴한 종목들로 골고루 사봐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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