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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Tulip May 18. 2022

전세에 대기업 다니는 김대리 이야기 #18.

김대리 신랑 따라 가상화폐 투자하는 하대리 2-1편.

하대리는 몇 년 전 가입한 업비트 계좌와 빗썸 계좌를 일단 활성화시켜놓았다. 잃어버린 비밀번호를 찾느라 짜증 나는 확인 과정을 여러 번 거치고 간신히 로그인에 성공했다. 처음 가상화폐를 투자할 때 빗썸 계좌로 시작했는데 수수료가 비싸서 업비트로 갈아탔다. 그런데 또 업비트는 가상화폐 가격이 빗썸보다 조금씩 비쌌다. 업비트에 김치 프리미엄이 더 붙어있는 걸까. 


하대리의 첫 가상화폐 투자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리플'이었다. 하대리는 이걸 신문에서 우연히 접하고 가입방법을 바로 검색해서 투자한 사무실 최초의 직원이었다. 리플은 해외 은행 간 송금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해주는 가상화폐라는 정도의 내용만 알고 있었다.                         


리플에 얽힌 추억. 우연히도 리플이 200원 일 때 하대리의 눈에 띄게 된다. 이름도 이쁘고 가격이 저렴해서 그랬던 듯하다. 그래서 빗썸을 처음 가입할 때 가입 축하금으로 주었던 3천 원으로 리플을 사뒀다.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 1주일 뒤 보니 리플 가격이 750원으로 올라있었다. 수익률 300% 이상.


이게 뭐지? 싶어서 재미로 10만 원을 입금하고 그걸로 리플을 추가로 산다. 그리고 친한 친구 정희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정희는 하대리가 한다는 것은 뭐든 잘 따라 하는 전 직장 동료다. 정희는 하대리가 운이 좋다고 항상 생각한다. 그래서 정희 신랑도 매번 하대리랑 가까이 지내라고 한다. 가까운 사람에게는 운도 따라붙는 법이다. 하대리에게 얘기를 전해 들은 정희는 가상화폐가 뭔지도 모르지만 하대리에게 어떻게 가입하는지 그 절차를 자세히 묻는다. 그리고 바로 빗썸 계좌를 오픈하고 하대리를 따라 리플을 10만 원어치 매수한다. 아니 30만 원어치 매수한다. 정희는 항상 하대리가 운은 잘 붙지만 손이 너무 작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대리의 3배를 단번에 매수한다. 그런데...


리플이 800원, 900원, 1000원, 1300원... 미친 듯이 오른다. 하대리는 어젯밤에도 리플 시세 확인하느라 자는 둥 마는 둥이었는데 직장에 있는 동안에도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가상화폐 가격. 24시간 운영되는 탓에 24시간 심장이 벌렁거린다. 


"꺄악!! 정희야! 리플 가격 봤어?" 하대리가 정희에게 전화해서 소리친다.


"응, 봤어! 이거 뭐야! 아... 미쳐! 이걸 왜 이렇게 조금 산거야! 정말 죽고 싶다."


"아, 미안! 난 더 샀어. 100만 원어치 추가로 샀어. 너무 올라서 보고만 있을 수가 없더라고!"


"뭐? 100만 원이나 더 샀다고? 나한테는 말도 안 하고? 너 이럴 수 있어?"


"야, 이게 뭔지 알고 너한테 더사라고 하냐~ 이러다가 한 순간에 나락 갈 수 있어.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고...."


"됐어! 이 배신자! 말도 없이 혼자 더사고! 끊어봐. 나도 좀 더 사야겠다."


하대리 친구 정희는 본인은 하대리보다 처음부터 더 사놓고도 하대리가 더 샀다고 하니 배가 아프다. 그리고 신랑에게 리플 수익률 화면을 캡처해서 카톡을 보낸다. 


'보이지? 이거 하대리가 추천해준 거. 자기네 회사엔 가상화폐 하는 사람 없니?'


'아니, 아직 없는데. 그거 어떻게 가입하는 건데?'  하대리 친구 정희 신랑은 가상화폐가 뭔지 모르지만 엄청난 수익률을 보이는 화면에 놀란다. 


'됐어! 나 지금 추가로 더 사야 해. 하대리 혼자만 더 샀대.'


'응. 알았어. 파이팅해!' 


지금이야 가상화폐 투자를 너도나도 하지만 하대리와 친구 정희가 리플을 투자하기 시작한 게 2017년도인가 2018년도쯤의 일이다. 가상화폐 열풍이 막 불기 시작할 때로 그때는 가상화폐 투자자도 드물었다. 하대리는 가상화폐 관련 기사를 신문에서 우연히 접하고 가입방법을 바로 검색해서 투자한 거였다. 하대리는 사무실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한 최초의 1인이었다. 하대리는 어디서든 정보를 듣고 읽으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건지 없는 건지를 판단한다. 일단 본인도 해볼 수 있겠다 싶은 건 엄청난 실행력으로 바로 진입한다. 남들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하대리가 가진 최대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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