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대리의 전 직장 동료이자 절친인 정희 편. 3-1
하대리의 말을 들은 전 직장동료 정희의 마음이 급하다. 빗썸 계좌에 입금 후 리플을 매수한다. 하대리는 100만 원어치를 추가 매수했다고 하니 본인은 300만 원을 입금한다. 그리고 실시간 가격으로 바로 매수를 한다. 현재 리플 시세 1200원. 괜찮다. 어차피 계속 오를 거니까.
정희는 항상 억울하다. 본인은 뭐든 열심히 하는데도 하는 만큼 일이 잘 안 풀리는 느낌이다. 반면에 하대리는 정희에 비해 노력 대비 일이 너무 잘 풀린다고 생각한다. 전 직장동료에서 이제는 절친이 된 친구 하대리는 무엇을 하든 정희처럼 큰 고민이 없다. 정희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무엇이든 여러 번 확인하는데 반해 하대리는 뭐든 큰 고민 없이 받아들인다. 특히 한번 꽂히면 다른 사람의 조언은 묻지도 듣지도 않고 빠르게 진행한다. 그런 하대리를 정희 신랑은 좋게 본다. 하대리에게 말은 안 했지만 한 번은 하대리 얘기를 하다가 부부싸움을 크게 한 적이 있다.
"자기야,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상여금이 좀 많이 나올 예정이라고 했잖아. 어이가 없어서. 하대리가 그걸로 집을 한 채 더 사야겠대. 누가 보면 우리 회사 상여금이 억이 나오는 줄 알겠어. 이건 신의 계시라면서 그 상여금에 대출을 좀 받아서 전세 끼고 집을 한 채 사둔다는 거야. 말이 된다고 생각해?" 정희는 저녁 준비를 하며 신랑의 동의를 구한다.
"말이 안 될 건 뭐야? 난 괜찮은 생각 같은데? 자기 말대로 상여금으로 집을 사는 건 턱도 없이 모자라지. 하대리 말은 그걸 밑천으로 투자를 해보겠다는 건데 자긴 왜 그런 생각을 못하는 거야? 우리도 상여금 나오면 내가 돈 좀 보탤 테니까 전세 끼고 작은 평형 아파트 한 채 사두자. " 눈치 없는 정희 신랑의 대답이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하대리 말이 뭐가 말이 돼? 특별 상여금 많이 받아야 2천만 원이야. 그렇게 받을 리도 없지만. 그걸로 무슨 집을 사? 그게 제정신인 거야? 그리고 자긴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우리 집 재산 다 불려놓은 거야. 자기가 부동산에 대해서 뭘 알아? 내가 매번 알아보고 임장 가자고 해서 억지로 간 거잖아. 자기가 매번 여긴 아닌 거 같다 하면서 근거 없이 반대하고! 다 날아간 거 알지? 그런데 무슨 하대리가 부동산 투자하니까 우리도 투자하자는 거야? 하대리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외에는 부동산 투자를 해 본 적도 없어! 경험이 없다고! 뭘 모르니까 저런 소리를 하는 거라고!"
"내가 볼 땐 하대리가 감이 있어. 운도 있고. 투자엔 운이 따라야 하는 거 몰라? 자기처럼 아니 우리처럼 열심히 분석을 하는 건 아니지만 진취력과 감 하나는 우리를 넘어서는 왠지 모를 기운이 있어. 그런 하대리가 가까이 있으니 자긴 얼마나 다행이야. 배울 수도 있고. 하대리랑 계속 가까이 지내. 좋은 점은 따라 해야지."
그날 정희네 부부는 하대리 부동산 투자 때문에 대판 싸웠다.
정말로 이때 하대리는 상여금과 신용대출을 받아 아파트 한 채를 갭 투자하게 된다. 정말 빠른 속도로. 그 후 거짓말처럼 이 갭 투자한 아파트가 사자마자 오르기 시작한다. 하대리는 경기도 구축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그 실거주 아파트는 가격이 좀체 오르지 않았다. 하대리가 잘되는 게 좋긴 하지만 왠지 하대리에게는 운이 많이 따라주는 거 같아서 그 사실이 정희를 내심 위로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깊은 고민 없이 산 아파트 가격이 오르다니... 정희는 아차 싶어서 부랴부랴 갭 투자용 아파트를 물색한다.
같은 업무를 하는 정희와 하대리가 승진심사 대상에 같이 올랐다. 정희도 직급이 대리였다. 대상은 단 둘뿐. 그중 하나는 과장이 되고 나머지 하나는 승진 탈락이다. 처음에 정희는 본인이 승진 대상이라는 것만 알았지 나머지 대상자는 누군지 몰랐다. 하대리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정희는 그저 승진에 욕심이 났고 꼭 승진을 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반면에 하대리는 본인이 승진 대상이라고 통보를 받았을 때 자기가 뭘 했다고 승진 대상이 되었는지 이해가 안 갔다. 그렇게 승진 발표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