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뭐라고 해야할지...그냥 근황

잘 살고 있습니다

by 신쥰

브런치가 점점 일기장이 되어간다.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적잖이 폐쇄적인 시스템이다 보니,


싸이월드 다이어리 쓸 때의 느낌과 제법 비슷하다. (싸이월드 BGM만 없을 뿐...)


뭔가 대단한 걸 써야 할 것 같은 부담감 때문에 최근 브런치를 열어 몇 글자 적다가 지우기를 수차례 하였다.


이렇게 힘들게 글을 쓰려고 시작한 게 아닌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줄글'을 쓴다.




1월부터 3월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과 변화들이 있었다.


상태와 신분에도 변화가 생기고, 오랫동안 잡고 있던 연구주제를 마침내 갈무리하기도 하였다.


조금 더 부연하자면, 이젠 병역 대체복무를 수행하는 '전문 연구요원'에서 어엿한(?) '민간인'이 되었고.


끝나지 않는 실험과 함께 귓병을 앓으며 준비하던 학위 주제는 마침내 갈무리되어 학술지에 게재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최근 마무리하였던 연구주제가 특별히 나에겐 정말 뜻깊다.


그래서 '제'를 '연주'라는 줄임말로 의인화하여 나름의 이야기를 써보고자 한다.


'연주'와 나와의 애틋한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다음을 계속 읽어주길 바란다.


(아래 글 속의 '연주'는 가상의 이름임을 다시 한번 밝히는 바입니다ㅎㅎ)


2014년 대학원에 대해 고민할 당시 '기생충'과 관련된 신문기사를 하나 보게 되었는데, '기생충을 이용하여 난치병을 치료한다' 느낌의 기사 제목이었다.


단번에 흥미를 끄는 표제에 기사를 쭉 읽어 내려가면서 기사에 나오는 교수님이 계시는 실험실을 가기로 마음을 굳혔던 것 같다.


신문기사의 내용 속에는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입학 전부터 나는 줄곧 그 주제를 연구하리라 마음을 먹고 대학원의 문을 두드렸던 것 같다. 그게 내가 기억하기로는 '연주'와의 첫 만남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입학을 위해 교수님을 찾아뵈었던 첫날. 나는 교수님으로부터 "더 이상 이 연구(알츠하이머 관련)는 진행되고 있지 않고 현재는 기생충을 이용한 암 치료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라는 말만을 전해 들었을 뿐이다. 그때의 허탈했던 마음이 아직도 어렴풋이 생각난다.


그렇게 나는 '연주'와의 엇갈린 운명을 시작으로 이곳 실험실에 입학하였고 4년 정도를 다른 주제와 과제들을 진행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9년 즈음부터 중단되었던 '연주'에 대한 논의를 교수님과 함께 시작하였고, '연주'는 세월과 사람을 돌고 돌아 나에게 오게 되었다.


그토록 소원했던 '연주'를 만나고서 하나하나 실험을 해 나갈 때마다 잔잔한 기쁨과 감사를 느낄 수 있었다.


입학 전부터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를 달리게 도와주었던 동기부여이기도 했고.


최근에는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마다 나와 함께 달려준 애정 어린 페이스메이커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연구를 마무리하고 '연주'에 대한 기록들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요즘. 계속 헛헛한 마음이 든다.


6년이라는 시간을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연구주제가 끝나고, 다시 새로운 연구주제를 찾아 떠나는 출발선에 서 있는데.


그동안 나의 작은 발걸음을 떼게 해 주고 마침내 작은 결승선까지 함께 와준 '연주'


'연주'와의 시간을 추억으로 간직한 채 이제 새로운 발걸음을 떼어야 한다.


다음 만나게 될 '연구주제'는 나에게 어떤 '연구주제'가 되어줄까?


멋진 시작을 함께 해준 '연주'와 같은 '연구주제'를 만나기를 기대한다.





매거진의 이전글자연스러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