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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지훈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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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쥰 Jun 19. 2021

집에 다녀오는 길

고향 집은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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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의 시간은 느리지만 빠르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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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용납과 안아줌이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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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아무 말이 없지만 모든 이야기가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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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무엇이 될 필요가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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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할 필요가 없고, 무엇을 보여줄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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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보지 않는 켜진 텔레비전과,

미풍으로 돌고 있는 선풍기 그리고 낮잠 자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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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준비하는 엄마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안마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시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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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맨날 핸드폰 게임을 하며 야구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다가 고개를 떨구고 잠드는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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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제일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시간과 공간.

세상 어떤 안락함도 이곳의 발끝만치도 따라올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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