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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같은 사람

by 신쥰

나무 같은 사람



나무 같은 사람이고 싶다


울창한 잎을 가져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는 것이 아니라


우람한 열매를 가져서 따는 이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튼튼한 뿌리를 가져서 어떤 바람에도 끄떡이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변변한 가지 하나 삐죽 나 있어서


열심히 날던 작은 새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사이좋게 사랑 나누던 잠자리 두 마리 잠깐 앉아 놀 수 있는,


바람에 흩날리던 봄 꽃잎 잠시 내려앉을 수 있는,


그런 나무 같은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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