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크림 아니고)글만큼 사진도 좋은 논픽션 모음
몇년 전 나는 어느 독서 모임 회사에서 사회자 역할을 맡게 되었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을 소개하고 그걸 함께 읽는 모임이었다. 나는 주제를 고민하다가 논픽션 책을 읽기로 했다. 같은 이름의 뷰티 회사가 런칭해 돈을 쓸어모으기 전이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논픽션이라는 말을 들을 때 이야기보다는 멋진 핸드 크림을 먼저 떠올린다. 그때 내가 소개한 논픽션 글은 아래와 같다.
이 모임은 엄청나게 재미있는 논픽션을 읽고 이야기하는 모임입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떠오르는 미디어 콘텐츠 장르는 무엇일까요?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 장르 중 가장 발전이 더딘 것은 무엇일까요? 두 문제의 답은 같습니다. 논픽션입니다. 논픽션은 흥미로운 동시에 유익합니다. 논픽션은 뉴스와 문학과 평론과 통찰과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정보와 재미라고 봐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재미도 있고 교훈도 있고 지금의 현실에 대입해볼 수도 있는 논픽션을 같이 읽어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 겁니다.
논픽션은 종류가 너무 다양합니다. 이번에는 ‘사진이 좋은 논픽션’을 읽어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멋진 사진이 정지 화면에서 엮일 때만의 짜릿한 맛이 있습니다. 사진이 없더라도 논픽션에는 실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극적인 힘이 있습니다. 그 맛과 힘을 느껴 봅니다.
이런 글이었다.
나는 논픽션을 좋아해서 잡지 에디터가 되고 싶었다. 그냥 글로의 논픽션이 아니라, 사진가나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하는 논픽션 페이지를 만들고 싶었다. 글을 쓰고 싶었다면 작가나 일반 기자를 지망했을 것이고 멋만 부리고 싶었다면 조금 더 멋있는 일을 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만들고 싶던 페이지의 꼴은 내가 아는 한 잡지 에디터라는 직업에서만 구현될 수 있었다. 적어도 내가 에디터라는 걸 하고 싶던 2000년대 후반에는.
이상과 현실이 다른 건 당연한 일이다. 내가 하고 싶던 걸 조금이라도 구현하기까지는 그 후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이런 책들을 보았다. 이런 책을 보며 참고하고 부러워하고 언젠간 나도 이런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책들을 모았다.
이 게시물은 카카오톡 보드 '카카오 뷰'에 들어가는 소개 게시물이다. 해당 보드에 들어가는 책 링크는 이런 이유로 고른 것들이다. 이 책은 이런 분들께 좋을 것이다.
∙ 재미있는 논픽션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궁금하신 분
∙ 텍스트와 이미지가 맞물렸을 때 대체 뭐가 일어난다는 건지 궁금하신 분
∙ 해외 잡지의 멋진 사진과 통찰력 있는 긴 글이 함께 맞물리는 걸 읽는 걸 좋아하시는 분
아울러 우리 삶은 픽션보다 더 픽션같은 논픽션이다. 텍스트와 이미지로 엮은 사실들 사이를 구경하다 보면 좋은 논픽션은 삶의 축소판이라는 걸 알게 된다. 내가 느낀 즐거움을 여러분도 느껴 보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