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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Jul 05. 2023

학부모에게 학교가는 날이 필요한 이유

학부모참여휴가제와 학부모의 날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문제다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조금 더 나은 교육서비스를 받기 위해 개인적으로 돈을 들여 사교육을 받는 것은 불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은 늘 경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사교육때문에 공교육이 무너질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사교육때문에 공교육이 위기일까요? 물론 교육정책이 자주 바뀌거나 교육정보가 불완전하게 전달되면 학생이나 학부모는 당연하게도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고 사교육은 이런 불안감을 먹이로 하여 성장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교육 팽창은 결과입니다. 따라서 사교육을 때려잡는 정책만으로는 사교육을 근절하거나 경감할 수 없습니다. 사교육 팽창의 원인은 부실한 공교육 때문입니다. 현재 공교육 시스템이 학생, 학부모의 요구와 수요를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불신과 불만들이 사교육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공교육은 시대에 맞게,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와 요구에 맞게 바뀌어야 합니다. 또한 공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는데 정부의 교육정책이 자주 바뀝니다. 이러니 누가 공교육을 신뢰할까요? 교육정책은 투명하게 수립되고, 내용은 구체적이고 분명해야 하며,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집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 학부모의 동의와 공감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공교육 신뢰 회복을 위해 학부모가 자녀 학교에 관심을 가지도록 휴가를 주자


당연한 얘기지만 공교육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학교교육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학교 교육과정의 내용, 방법과 결과를 투명하게 알려야 합니다. 또 그러한 운영을 결정하는 데에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게 함으로써 공감을 얻고 신뢰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학교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부담스럽고, 학부모 입장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데 따른 부담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과 부담을 이유로 서로 외면한다면 지금의 공교육 문제는 영원히 해결될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학교는 학부모에게  조금 더 개방적이어야 하고 학부모는 학교교육을 이해하고 참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이런 문화를 만드는데 적극적인 정책과 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학부모 학교참여를 연구하는 학회와 학부모단체들은 학부모가 학교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학부모 학교참여 휴가제'도입을 주장합니다.


그런데 사실 학부모 학교 참여 휴가제는 이미 법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가족 돌봄 휴가가 바로 그것입니다. 자녀 학교 행사에 참여해야 할 경우에 가족 돌봄 휴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가족 돌봄 휴가가 무급휴가라는 점입니다.


일부 공공기관과 회사에서는 가족 돌봄 휴가 중 자녀 학교행사 참여 시 2일을 유급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가족 돌봄 휴가를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회사에서 자녀학교 행사를 이유로 휴가를 쓰겠다고 말하는 게 아직 익숙한 문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무급이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학부모들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시킬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자녀의 학교행사에 방문하는 것을 권장하는 캠페인 운동을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 돌봄 휴가를 쓰는 것으로 생계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학부모학교참여 지원금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학부모가 가족 돌봄 휴가를 사용하여 학교에 가면 2일에 한하여 소정의 지원금을 정부가 지급해 주는 것입니다. 이런 지원금제도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이런 지원금 운영의 경험이 있습니다. 해당 사례를 참고해서 즉시 도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원금 규모를 얼마로 할지, 대상을 어떻게 할지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천문학적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의 신뢰 회복과 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학부모가 학교에 당당히 갈 문화를 만들자


또 지원금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학부모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참여를 꺼리게 되는 게 학교 문화, 직장 내 문화, 가정 내 인식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인식의 전환을 위해서 정부가 학부모의 날을 제정해 적극적으로 학부모 학교 참여를 촉진해야 합니다.


학부모 총회와 상담 등으로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학교에 가게 되는 3월 셋째 주 수요일 등 날짜를 정해 학부모의 날로 지정하고, 언론을 통해 학부모의 역할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함으로써 학부모가 학교에 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또 학부모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를 학교에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과연 이런 정책이 가능할까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교육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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