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향
그런 향이 내 곁에서 난다는 게 좋았어
너무나도 근사한 향이었지
언제든 얼굴을 파묻고 깊게
들이마시고 싶었다
이내 마음은 가득 차 왔고
잠시 곁을 주었다고 이리도 짙게 배어들다니
-2-
냄새
애초에 깊게 남기는 향 따위 좋아하지 않았다
물로 씻어버릴
점차 지긋해져 버릴
결국 지독해져 버릴
내게 남은 잔향까지도 남김없이 도려내어
어쩌다 조우한 냄새에 잠시만 기억되기를
너는 그저 라일락 내음
눈뜨면 아득한 지난여름 밤
가을이 오는 공기
아직 눈뜨지 않은 겨울 새벽
홀로 걷는 텅 빈 길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