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

by 윤윤


오늘 길에는 초록색 앵무새가 죽어 있었
그리 고통스러워 보이진 않았어
구석에 둘까 생각하다가
갈길도 바쁘고
걔를 움직일 긴 나뭇가지도 없었어
그리고 다시 볼 용기도 없었어
전화를 할까 생각도 했어
아니면 가는 길에 들러 얘기를 할까
도착해서 주말 내 썩고 있는 커피물을 부시고
설거지를 했어
잔에 박힌 립스틱 자국
모조리 지우고
일을 했어
사람들과 싸우고
울고 싶고
심장이 떨리고
목소리가 떨리고
손이 떨리고
귀가 안 들렸어
보낸 편지에는 불가능하다는 답장이 돌아왔고
혹시 모를 생각에 멍청한 답장을 보냈어
어느덧 퇴근시간이 됐어
마침내 나는 자리에 누웠고
오늘 아침에 앵무새가 죽어있었다는 걸
이제야 떠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