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신을 스타킹을 사러 나가자
면도기와 아이스크림도 담자
네가 좋아하는 맛은 사라졌어
그러니 찬바람은 덤이다
급하게 벗어 돌돌 말린 팬티
회색 속살 드러낸 채 던져진 부츠
이젠 어디에도 누울 자리는 없기에
바닥과 천장 그 중간에 눕는다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씻지도 않은 채 누워 듣기에 꽤나 근사해
누군가의 고함 기침 울음
싸움이 시작되자 일제히 귀 기울인다
당신의 흐느낌은 천장 가까이서도
바닥 가까이에서도 들린다
이제 소리 좀 줄여주시겠어요?
도움이 되질 않네요
잠에서 깨려면 잠에 들어야 합니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별자리들을 따라간다
저 멀리 페이드아웃
전생처럼 멀어지는 지금은 어딘가
그 끝에 나와있는 잠
아마도 사랑에 빠진 딸기는 나였는지도
곧이어 알람이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