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번데기 맛을 아냐 물으신다면
한때 내가 번데기를 팔았기 때문이다
미술관을 나오는 길
나는 그 진득한 추억의 냄새에 못 이겨
번데기 한 컵을 산다
얼마인지 묻기도 전에
내 손은 만원 지폐를 내민다
봄볕을 쬐며 계단에 앉아
곱씹어본다
아무것도 아닌 건데
그때는 그랬었지
지금도 그런 것 같다
아이는 나무를 손바닥으로도 밀고
등으로도 민다
이게 뭔 소리야? 이게 뭔 소리야?
궁금한 것이 참도 많은 아이이다
아무것도 아닌 건데
그때는 그랬지
지금도 그렇다
모두의 위로 빛이 쏟아진다
너무도 빛이나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반짝이는 거리를 걷다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