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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산관리자 실명제의 도입!

상업용 부동산은 일반 주거용 부동산과는 달리 전문적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대개 부동산 펀드나 리츠 같은 전문 투자자들이 자산을 매입하고 나면 실제 자산 관리 업무를 부동산 자산관리회사(Property Management)와 시설관리 회사(Facility Management)에 위탁 운영을 하는 구조다. 물론 부동산 자산운용사나 부동산투자회사 내에 자산을 관리하는 담당자가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매일매일 일어나는 운영과 관리 업무는 부동산 자산관리자(Property Manager)가 많은 역할을 한다. 

부동산 펀드 상품의 투자 보고서를 보면 해당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는 펀드 운용역들이 누구인지 기재된다. 그 펀드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로서는 굉장히 좋은 정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다. 비교할만한 정보가 많이 없기 때문이다. 프로필처럼 기존에 운영했던 빌딩들에 대한 비교를 하거나 실적을 보여줄 만한 설명까지는 되어 있지 않다. 잘해야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나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을만한 정보다.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펀드 운용을 하는 취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부동산은 자산관리자에 따라 관리 품질이 달라진다

부동산 자산관리에 있어 펀드매니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해당 부동산을 직접 관리하고 있는 자산관리자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실제로 현업에서 부동산 상품을 만드는 투자 부문이 아닌 부동산 운영부문 즉, 부동산 관리를 담당하는 펀드매니저는 한 명이 여러 개의 펀드를 담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물 펀드의 경우 부동산의 특성상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여러 개의 자산을 잘 관리한다는 게 쉽지가 있다. 그래서 과중한 업무로 인해 많은 부분을 현장에 있는 자산관리자(PMer)에게 위임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결국 현장에서 매일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자산관리자에 의해 그 부동산의 품질이 달라지게 된다.

특히 프라임급 빌딩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경험과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필요한 자산이다. 그래서 자산관리 용역을 맡길 때  자산관리자의 경력과 그동안 관리한 부동산의 규모와 종류를 세심하게 살핀다. 보통 제안 요청서에는 처음에 투입했던 인원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고지하는 일도 흔하다. 반대로 인력이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교체를 요청하기도 한다. 그만큼 사람에 따라 자산의 품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런 요구들을 처음부터 하는 것이다. 

펀드 매니저를 등재하듯 자산관리자 실명제가 필요

개인적으로는 앞서 설명한 펀드 매니저들이 자신이 관리하는 펀드에 운용역으로 등재되는 것처럼 상업용 부동산을 관리하는 자산관리자(PMer)도 실명을 등록하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 앞서 말한 것처럼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을 만든 회사를 대표하는 운용역의 실명은 물론 자산관리자의 실명까지 등재가 되고 그 이력을 통해 누가 그 부동산을 관리해 왔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자산관리자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부동산에 대한 간접적인 평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부동산을 조회하면 펀드운용역은 물론 자산관리자까지 기존의 투자 이력이 검색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자산관리자들 과거 실적에 따라 등급을 분류하여 관리하고 그게 평가 기준이 되어 연봉에도 반영될 수 있다면 좋겠다. 펀드 평가를 하는 사이트처럼 상업용 부동산을 평가하는 사이트가 생긴다면 그런 일이 어려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빌딩이 검색이 되고 그 부동산을 관리한 이력에 펀드운용역과 자산관리자가 등재되는 것이다. 이런 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펀드운용역이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을 가지고 있듯이 부동산자산관리자도 그에 걸맞는 자격과 능력을 보유한 사람을 등록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성과를 함께 향유하는 시스템

앞으로는 부동산 자산관리자(PMer)도 부동산 운용이익이나 매각차익이 발생했을 때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방식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일부에서는 성과수수료를 제공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게 PMer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지는 알 수 없다. 상업용 부동산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이익 중에서 매각 차익은 큰 편이다. 부동산 펀드의 경우 매각 차익이 발생하면 여기에서 얻는 성과수수료가 있다. 이런 수익을 부동산 자산관리자에게도 함께 공유를 할 수 있다면 부동산 자산관리자도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유인이 되지 않을까 한다. 긴 경주를 함께 달린 말에게는 보상이 없고 기수만 상을 받는 시스템은 동물계에서는 있을 수 있지만 인간 세상에서는 오래가지 못한다.  

시장에서 PM 수수료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데 실력 있는 자산관리자(PMer)를 투입하라는 요구는 늘어나고 있다. 물론 수수료가 낮아진 데에는 자산관리회사 간의 경쟁도 있겠지만 부동산펀드나 부동산투자회사들도 이를 이용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제안 수수료를 낮게 써서 내면 당연히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것을 예상하겠지만 굳이 돈을 더 주겠다고 할 이유가 없기는 하지만 이런 게 문제가 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동산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내가 운영하는 동안만 문제가 되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접근도 문제를 부추긴다. 일부 부동산 펀드들의 폭탄 돌리기형 자산관리는 잘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매각 시점이 도래하면 NOI를 높이기 위해 매각 시점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수선을 제때 안 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어차피 팔 것이니 가격은 높이고 비용은 줄어드니 펀드매니저의 성과는 높아지지만 부동산 관리 축면에서는 잘못된 방식이다. 운영 효율화라고 포장하지만 과연 내 빌딩이었다면 그랬을까 스스로 물어보면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낮아지는 PM 수수료는 부실한 자산관리로 돌아온다

능력있고 성실한 자산관리자가 대우를 받고 검증된 인력들이 관리한 자산에 대한 이력 관리도 가능한 상업용 부동산 업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빌딩의 이력 관리와 함께 자산관자도 함께 관리가 되었으면 한다. 요새는 보도블록 시공도 실명제가 시행되고 있고 돼지나 소도 이력 관리가 되는 세상이니  부동산업계도 이 정도쯤은 충분히 할 수 있는 기술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부동산실명제라는 방법을 통해 능력에 맞게 합당한 대우를 받고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꿈꿔본다. 지금 같이 PM 수수료가 낮아지는 시장에서 부동산 시장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시장에 들어오려는 신입사원들이나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자산관리자로 오래 남지 못하는 시장 구조가 불만스럽다. 물론 업무의 특성이나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서 판단할 것이겠지만 자산관리자의 업무를 그저 거쳐가는 단계로서 보는 게 아니라 사명감을 가지고 오래 할 수 있는 직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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