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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에서 비교와 평균의 유혹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른 사례를 찾아 비교하거나 여러 가지 사례를 분석하여 그로부터 어떤 공통점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어떤 것과 비교하고 그것의 평균에 관심을 갖는다. 


우리 생활 속에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는 내 성적이 친구와 어떤지 비교하고 다른 사람들은 어디로 여행을 가고 무슨 차를 타는지 관심을 갖는다. 결국 나도 저 정도쯤은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평균에 맞추려고 한다.


숫자를 많이 사용하는 부동산업계


부동산업계에서는 숫자를 많이 사용한다. 임대면적, 임대료, 연면적, 대지면적, 건폐율, 용적률 등등 대부분의 정보가 숫자로 표현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부동산 업계에서도 비교와 평균이 많이 활용한다.


가장 흔한 예가 부동산 가치평가법에서의 거래사례비교법이다. 주변의 부동산 가격이 얼마에 팔렸고 이를 바탕으로 사정보정을 해서 부동산의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비교를 통한 가치 산정이다. 


또, 임대료 및 관리비, 유지관리비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평균단가를 계산해 보기도 한다. 또, 부동산을 관리하는  투입인력 수의 평균이 어느 정도인지 다른  경쟁 빌딩과 비교를 하기도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동산업에서 비교와 평균을 자주 사용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


비교와 평균은 어떤 대상을 검토하는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다만, 그런 검토가 단순 참조의 수준에서 그쳐야지 그것을 가지고 설득과 논리의 도구로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평균을 찾아도 그것과 똑같은 것을 찾기는 어렵다. 분석을 위해 사용된 사례들끼리 이미 희석돼서 어디에도 쓸 수 없는 자료가 평균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비교와 평균은 결과가 나온 뒤 검토하는 목적 정도로만 사용되어야지 어떤 것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비교와 평균을 살펴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그러다 보면 결국 의도하던 바와 본래 생각은 매몰되고 비교와 평균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생긴다. 물론 어떤 일을 평균만큼 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의미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남들과 다른 차별화를 원한다면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확고한 의지나 근본을 모르는 평균은 의미 없다 


세상에 비슷한 부동산은 있어도 같은 부동산은 없다. 비슷해 보여도 다 제각각 특징이 있고 조금씩은 뭔가가 다르다. 부동산 개발을 하거나 운영을 할 때는 어떤 생각과 콘셉트를 담을지가 매우 중요하다. 남들보다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려는 생각을 가진다면 비교와 평균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소유자의 생각과 가치관이 제일 중요하다. 아무리 실무자가 창의적이고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소유자의 목적이 단기간의 수익이라면 그에 맞추는 게 실무자의 역할이다. 그런 면에서 일반적으로 수익률을 추구하는 부동산 펀드나 리츠 회사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시장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을 쉽게 도입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투자의 목적이 수익률이 우선이지 새로운 시도를 시험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운영하고 관리하는 부동산은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이고 어떻게 차별화를 통해 자산 가치를 높일 것인지 고민하고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바탕에서 비교와 평균을 활용해야 가치가 있는 것이다. 단지 설득하기 쉽다고 해서 비교와 평균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  더 나은 부동산을 원하고 시장을 선도하고자 한다면 비교와 평균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창의적이려면 비교와 평균의 유혹을 버려야 한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창작이다. 평균은 이 창작에 무임승차하려는 쉬운 전략이다. 먼저 창의적인 생각과 고민을 한 결과를 평균과 비교하는 게 맞는 순서다. 비교와 평균으로 탄생한 강남 성형 미인을 보고 우리는 더 이상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는다. 또, 같은 교육을 받아 평균적인 사람을 양산하는 교육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비교와 평균의 유혹을 뿌리쳐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은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 결과를 보고 나면 지나간 시간이 아깝지가 않다. 물론 좋은 결과면 보람찰 것이고, 혹시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기억에 남아 자신만의 노하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남는 장사다. 편한 콘텐츠 소비자가 되기보다는 조금 불편하지만 콘텐츠 생산자로 포지션을 취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성공한 유투버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학교를 다니거나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라는 체계 속에서 설득과 논리의 도구로 사례와 평균을 쓰도록 교육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 볼 일이다. 그래서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의적이지 못한 게 되었고 비교와 평균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잘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도 지금껏 복사하여 붙여넣기를 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더 만들 궁리를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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