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에도 이직의 계절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보통 3월이면 조직 개편도 있고 인센티브 지급 등 여러 가지 것들이 마무리가 되면 업계의 인력들도 이곳저곳으로 많이 이동을 하는 시기가 됩니다. 주변에서 회사를 옮겼다는 소식이 하나둘씩 들리기도 하고 새로운 자리에 인력을 추천해 달라는 말도 자주 듣고 있다 보니 더 실감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부동산 업계 내부에서는 인력의 이동하고 활발하고 경력자들의 자리 이동이 심해지면서 신규 채용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채용 시장에서도 부동산 회사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자산관리회사들은 이런 시장 상황에서 고민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다름 아닌 인력의 이탈이 더 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PM 사에서 부동산 투자를 하는 자산운용사나 부동산투자회사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부동산 자산관리회사들은 인력 운영이나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자산관리회사의 인력 이탈 문제는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라 크게 놀라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최근에는 이직을 하는 인력들의 근속연수가 너무 짧아지고 있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잠깐 발만 담근 인력도 주저없이 이직을 하다 보니 부동산 전문 인력의 수요가 많다는 게 분명한 것 같습니다.
PM 사의 경험으로 실무 능력도 있고 연봉도 크게 높지 않은데, 자산운용사나 다른 회사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 마다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최근 들어 부동산 대체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PM 사 대리나 과장은 매우 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또, 사회 초년생들은 연봉도 마음도 가벼워 쉽게 움직일 수 있다 보니 마음이 흔들리는 이들을 붙잡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또, 상업용 부동산 업계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지원자들도 눈높이가 높아져 자산관리회사들에 큰 매력을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PM 사에서는 인력을 뽑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어떤 분께서는 면접을 보면 오래 다닐 것 같은 사람을 찾겠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고스펙의 지원자들이 역차별을 받는 일도 있습니다. 곧 나갈 것 같은 친구들은 미리 선입견을 가지고 면접을 보거나 아예 제외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람을 뽑아야 되는데 뽑을 만한 사람이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경험이 없는 신입을 뽑아 키울만한 여력이 되지 못하고, 그나마 업무가 익숙해질 때가 되면 이직을 하기 때문에 채용과 퇴사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큰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PM 사가 그냥 인력 양성소가 되는 게 낫겠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반대로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신입보다는 조금이라도 경력이 있는 분들을 선호하다 보니 지원할 만한 회사가 많이 없습니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서로가 엇갈리는 상황이 돼버린 것 같습니다.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이런 업계 내의 분위기와 돌아가는 일들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를 잘 알고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정답은 아니겠지만 몇 가지 제 생각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눈높이를 낮춰라
요즘 취준생들이 취업 준비로 자산운용사나 부동산투자회사 또는 증권사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다른 부동산 관련 직무의 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인력을 적게 뽑기 때문에 당연히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또, 들어가서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런 경쟁이 치열한 곳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부동산 운영이나 임대를 배울 수 있는 자산관리회사를 목표로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업계 진입을 목표로 해서 조금이라도 먼저 취업을 하는 게 시간을 벌고 그만큼 더 많은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눈높이를 바꾸면 더 많은 회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취준생들이 보기에 화려하고 더 나은 업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회사 생활이라는 게 돈을 많이 받는 만큼 더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또,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결국 세일즈를 해야 하는데, 겉으로 보이는 것 만큼 항상 멋진 일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스펙보다는 실무 능력
부동산 회사에서 신입을 많이 뽑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신입들은 실무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자주 묻는 질문 중에는 이런저런 스펙인데 취업이 가능할까요 식으로 물어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취업 준비생들은 불안해서 스펙을 쌓겠지만 오히려 실무 능력을 쌓는 게 더 낫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실무에 바로 투입되면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더 나은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능력이라는 게 어떤 것일까요? 잘 생각해 보면 의외로 어려운 답은 아닙니다. 회사에서 신입사원들에게 시킬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될 것입니다. 대부분은 부동산 관련 서류를 열람하고 자료를 조사하는 일들이 많을 것입니다. 결국 문서 작성 능력과 정보를 잘 찾아내는 지식을 갖추는 것입니다. 거기다 근성과 좋은 태도까지 갖춘다면 마다할 회사가 없을 것입니다.
신입 사원에게 뭔가 큰 프로젝트를 맡기거나 수주를 해오라고 영업을 맡기지는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하지만 취준생들은 너무 높은 곳을 보고 있다 보니 등잔 밑이 어두워 기본 실력을 높이는 게 너무 하찮은 일로 보이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업계를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회사보다 사람
사람들마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이직을 하고 또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갑니다. 그런 일에 정답은 없고 틀렸다거나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부동산 업무는 사람과 일을 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누구와 함께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어쩌면 회사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급적이면 첫 회사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일하면서 인맥을 만들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업계에서 함께 할 사람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잠깐 스친 인연보다는 함께 했던 일이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인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런 관계가 여러분들의 앞날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 한 가지 예로, 부동산에서 이직이나 전직은 인맥을 통한 추천이 많고 가장 확실하다는 것을 말씀드리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사람을 통해 직무도 배울 뿐만 아니라 커리어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실무적인 업무들도 사람들과의 깊은 관계 속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과의 연결이 중요한 게 부동산 업계입니다.
사실 신입사원때 부동산 실무를 배우면서 멘토가 될만한 사람을 쫓아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시간도 흐르고 또 적정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분들을 통해서 이직의 기회도 자연스럽게 찾아옵니다.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회사를 보고 이직하는 것보다 함께 일할 사람을 보고 떠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러니 신입일 때 너무 가볍게 움직이려 하지 말고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는 준비와 실력을 쌓는데 집중하는 것도 좋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 어떤 커리어 플랜을 계획할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 다를 것입니다. 취업 준비생 뿐만 아니라 아마도 모든 직장인이라면 고민을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마음에 끌리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때로는 잠시 쉬어가야 하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앞서 가는 것 같아 보이는 동료들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 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마도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루하루 충실하게 하고 싶은 일은 하면서 꾸준히 걸어가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제 생각이 정답은 아니지만 여러분들이 부동산 업계에서 커리어 설계를 하는데 조금이 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생각과 의견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