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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중개법인들의 채용 공고가 많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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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회사에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 가운데, 잡코리아나 사람인 등 익숙한 채용 공고 사이트에서 ‘부동산’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검색 결과를 보면 수천 건의 채용 공고가 뜹니다. 그중 상당 부분은 부동산 중개법인의 채용 공고입니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렇게 많은 채용 공고가 올라오는 이유가 궁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을 고민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공고들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채용 사이트의 중개법인 공고를 살펴보면, 내용과 패턴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경력 무관’, ‘유연 근무제’, ‘입사 후 교육을 통한 성장’이라는 문구를 강조하며, 성과에 따라 고수익이 가능하다고 홍보합니다. 연봉의 경우에도 ‘협의 가능’ 혹은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처럼 폭넓게 제시되어 있는데, 이는 곧 성과급 중심 구조임을 에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 자산관리회사(AMC)와 달리, 강남이나 주요 업무지구에서 중소형 빌딩 및 상가의 매매·임대를 주로 다루는 중개법인들의 채용 구조를 살펴보려 합니다. 기관투자자의 자산을 관리하거나 대형 오피스 빌딩의 매매·임대차를 다루는 회사들은 대부분 자산관리회사이지만, 중소형 자산을 다루는 중개법인들은 조금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분야로 진입하려는 분들이 채용 공고의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그 이면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단, 아래 내용이 모든 중개법인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마다 구조와 운영 방식이 다르며, 이러한 채용 형태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부동산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러한 구조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고 성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지급하는 정식 급여가 없는 곳이 대부분


채용 공고가 자주 올라오고, 인원 변동이 잦다는 것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입·퇴사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 채용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중개법인은 정식 급여를 지급하지 않으며, 대부분 성과급 중심(세일즈 베이스)으로 운영됩니다.


고정급을 지급하지 않으면 회사는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신입 인력의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공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육을 통해 누구나 성장 가능”하다는 문장은 겉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급 인턴 구조와 유사한 시스템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교육 과정에서 신입들은 빌딩 매매·임대에 필요한 현장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회사 시스템에 입력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실질적인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며, 끝내 안착하지 못하면 시간과 노력을 잃게 되는 구조입니다.


중개법인들의 수익 배분 방식과 인력 구조


이런 중개법인들의 인력 구조는 대체로 단순합니다. 급여는 없거나, 활동비·식대 정도의 최소 지원만 제공되고, 계약이 성사될 때까지는 수입이 없습니다.


부동산 계약은 일반적인 영업처럼 일정한 절차만 거치면 결과가 나오는 일이 아닙니다. 중개인은 거래의 당사자가 아니라 조정자(Intermediary)이기 때문에, 결과를 직접 통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성과가 언제 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이 기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가 지속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일부는 계약이 성사될 경우 수익 배분 비율(예: 개인 70%, 회사 30%)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율은 성과를 낸 개인에게만 적용되며, 신입의 경우에는 팀 소속으로 낮은 배분을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팀제를 통해 경쟁을 유도하고, 팀장이 되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즉, 인원이 많을수록 회사의 총 이익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방식입니다.


제휴 마케팅식 인력 구조를 활용하는 곳


일부 중개법인은 제휴 마케팅(네트워크 마케팅)과 유사한 구조를 취합니다. 상위 리더가 하위 구성원을 다수 확보할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피라미드형 수익 체계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팀장급이 일정 수준 이상의 팀원을 관리하면서, 조직 내 리더십을 갖추게 됩니다.


강남권 중개법인의 채용 공고를 자세히 보면, 회사 전체가 아닌 개별 팀 단위로 인력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회사 명의를 빌려 개인 사업자 형태로 활동하는 구조입니다. 결국 회사의 수익은 소속 팀과 중개사들의 성과에 따라 결정되며, 회사는 공간과 명의만 제공하는 역할에 가까운 셈입니다.


팀의 운영 방식도 유사합니다. 신입은 ‘수습’ 혹은 ‘인턴’으로 시작하며, 일정 기간 동안 매물 정보를 확보해야 정식 팀원이 됩니다. 이후 실적을 내면 일부 수익을 배분받습니다. 팀장이 되려면 일정 기간 내 계약 실적이나 수익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팀장으로 승진하면 더 높은 배분율을 적용받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팀원 유지비용과 관리 리소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팀장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계약을 만들어내야만 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회사는 조직만 확대되고, 개인의 피로도는 높아지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마무리하며


부동산 업계에는 여전히 많은 기회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기회를 잘못된 방식으로 활용하면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 규모가 크다 보니, 한 번의 성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유혹으로 작용합니다. 이로 인해 단기 성과에 집착하거나,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정보를 취득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러한 행태가 누적되면, 부동산 중개업 전반에 대한 신뢰와 평판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업에 있는 저 또한 중소형 빌딩 시장에서 신입사원들에게 고객 발굴을 위한 활동 가운데 비상식적인 사례들을 듣고 놀란 적이 많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실제로 부동산업에 희망을 품고 진입하려던 지인의 자녀가 이런 행태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를 했고, 다시는 부동산업계로는 취업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도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중소형 빌딩 업계에서 일어나는 직업 윤리를 저버리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은,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시장 구조와 체계적 인력 양성의 부재에 있습니다. 인내와 전문성을 쌓기보다 ‘빠르게 한 건’을 노리는 문화가 만연하고, 이런 행태를 방치하는 조직 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이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 및 트레이닝 시스템,

정직한 세일즈 문화,

그리고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인력 양성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런 기반이 마련될 때, 부동산 업계의 신뢰와 지속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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