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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IFC는 매력적인 자산으로 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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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브룩필드자산운용은 IFC 매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협으로 선정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거래가 불발되면서 계약금 반환 분쟁으로 비화되었습니다. 그 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를 통해 소송을 진행했고, 얼마 전 IFC는 계약금을 반환하라는 결정이 나와 브룩필드자산운용은 패소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계약금 2,000억 원과 지연이자, 그리고 중재를 진행하면서 들어간 비용을 지급해야 합니다.


여의도권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여의도 IFC가 몇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연거푸 실패하면서, 과연 계속해서 매력적인 투자자산으로 남을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어떤 점이 매각에 도전적인 과제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투자자에게 제약이 되는 요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매각 우협으로 선정되었던 2022년 당시 IFC의 인수 가격은 4조 1,000억 원이었습니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이런 대형 자산의 매각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대형 투자의 경우 단독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시도하려 했던 것처럼 리츠 등의 투자 비히클을 활용해 투자자금을 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IFC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의 적용을 받고 있어 전체 지분의 10%를 외국자본이 투자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해외 자본을 투자자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내 투자보다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대체로 해외 투자자들은 일부 투자보다는 프로젝트를 전반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지분율을 선호합니다. 결국 완전한 의사결정권을 가질 만큼 투자할 수 있는 해외 투자자가 참여하거나, 국내 투자 경험이 풍부한 외국계 회사와의 협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만큼 투자자 구성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IFC는 매각에 실패한 뒤 2024년 ARA자산운용에 호텔을 매각했습니다. 전체 자산의 매각이 어렵기 때문에 분할 매각을 통해 전략을 수정한 것입니다. 그 뒤 다시 매각이 진행되면서 ARA자산운용이 인수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ARA자산운용이 아닌 다른 투자자가 인수한다면 IFC는 구분소유 빌딩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구분소유 자산은 관리가 어려워, 자산 인수 시 가격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 통합 매각보다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IFC도 이제는 관리가 필요한 빌딩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복합건물인 IFC는 3개의 오피스 빌딩과 호텔, 지하 쇼핑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One IFC가 먼저 2011년에 준공되어 운영을 시작했고, 2012년에 순차적으로 모든 프로젝트가 준공되었습니다. 곧 운영한 지 15년차가 되는 자산이 됩니다. 물론 유지보수나 수선에 비용을 아끼지 않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후화는 막을 수 없습니다. 결국 새로운 투자자는 자산을 인수하는데 있어 추가적인 비용을 감안해야 하므로, 이러한 부분도 자산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여의도 권역 자산으로서의 매력도


다음으로, 여의도 권역에서 매력적인 자산으로 계속 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습니다. 여의도가 금융 특구로서 가지는 상징성은 분명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아직까지 금융 특구라는 상징성 외에는 IFC의 임대나 운영 등에서 자산 가치를 크게 향상시켜줄 만한 요소가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여의도 권역의 상징이던 증권가 골목에 있던 NH투자증권 사옥은 개발되어 현재 생활형 숙박시설인 앙사나 레지던스가 들어섰습니다. 과거 한진해운빌딩 부지에는 아크로 여의도 더원 오피스텔이 개발되었고, 여의도 MBC 부지도 오피스 빌딩인 앵커원과 함께 공동주택과 오피스텔로 개발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처럼 여의도 금융 오피스 빌딩만 있던 곳들이 주거용 부동산도 들어서면서 증권가라는 이미지가 점점 약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 프라임 빌딩으로서의 강점도 더 이상 독보적이라 볼 수 없습니다. 인근의 파크원도 경쟁자로 존재하며, 최근 인근에 준공된 TP타워와 여의도 우체국 빌딩 등의 신축 빌딩이 있습니다. 게다가 키움증권빌딩은 재건축을 시작했고, 화재보험빌딩도 재건축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급이 제한적인 여의도에서도 활발하게 신규 자산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근 권역에서 자산 공급이 늘어나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가까운 도심권역의 과잉공급은 부동산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임차인들이 이동하기에 부담이 적은 거리이므로, 도심권역으로의 이동 수요가 여의도권역 임차인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거리가 있지만 가격 경쟁력으로 최근 마곡지역으로 이전하는 임차인들이 증가하는 것도 여의도권역에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앞으로 IFC의 매각과 관련한 향후 행보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몇 차례 있었던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점입니다. 상징성이 있는 자산인 만큼 높은 매각가를 고수하다 보니 매각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투자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던 점도 있지만, 매각을 하지 않더라도 계획했던 투자자금 회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부분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IFC는 공실을 해소하며 1%에 가까운 공실률을 유지한 적이 있었고, 자산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담보 가치도 올라 리파이낸싱을 통해 투자자금을 이미 상당 부분 회수한 상태입니다. 그런 관점에서는 굳이 아쉬운 가격에 매각할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IFC만의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중요합니다.


IFC가 지금까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자산관리회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다른 펀드나 리츠가 운영하는 자산과 차별화를 이룰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각 직무별로 충분한 인력과 조직을 구성하고, 빌딩 운영 예산과 집행에서 임차인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각 빌딩 로비의 예술 작품 전시, 명절마다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 임차인과 직접 교류하는 이벤트 등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다른 곳과는 분명히 차별화된 서비스이며, IFC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을 잘 유지하며 부동산 투자 시장이 회복된다면, IFC도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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