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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자인 내가 계속 부동산 책을 쓰는 이유



직장인이 책을 내면 사람들의 시선은 매우 다양한 것 같다. 일하기도 바쁜데 책까지 쓰다니 부지런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회사가 무척 한가해서 책 쓸 시간까지 있다고 농담처럼 말하시는 분들도 있다. 나중에 학교로 갈 거냐는 말도 가끔씩 듣는다. 우선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좋은 말은 새겨듣고 부정적인 말을 그냥 흘려듣는다. 그래서 현직자인 내가 부동산 책을 쓰는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고 정리해 봤다.

현업의 부동산 지식을 공유한다.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교과서의 지식이 아닌 현업에서의 지식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비전공자인 내가 업계에 들어와서 많은 분들에게 다양한 지식과 고급 정보들을 듣고 배웠다. 이제 나도 어느 정도 숨 돌릴 여유가 생겨 신입 사원 때 겪었던 어려움들을 생각하면서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책을 쓰게 되었다.

지금은 그래도 현직자 분들이 쓴 책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내가 처음 업무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외국의 번역서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있던 책들도 대학교의 교재들이어서 현업에서 업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해외의 책들을 번역한 것들이어서 대부분 우리나라 법규나 제도와 맞지 않는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비전공자가 업무 습득을 가장 빠르게 하는 길은 책을 통한 배움인데 그럴만한 책들이 많이 없었다.

부차적으로 투기를 조장하는 부동산 지식이 아닌 자산 증식이나 건전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 업계가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 소개하는 것 또한 다른 목적 중에 하나였다.

책을 통해 부동산을 하고 있다.

어떤 분들은 책을 몇 권 썼으니 강사나 강의 쪽으로 전업을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을 하신다. 물론 기회가 되면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책을 쓰는 것도 부동산을 하는 거라고 생각이다.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알게 돼서 내가 하는 비즈니스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그동안 책으로 인해 만나는 분들의 범주가 많이 넓어진 것을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부동산을 고리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출판사에서 책을 홍보해 주기도 하지만 스스로도 내가 쓴 책을 홍보 마케팅을 하면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보고 경험하고 있다. 부동산의 근간인 세일즈 방법을 책을 이용해서 실습을 하고 있다. 무언가를 판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책을 썼지만 부동산 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배우는 거나 마찬가지다.

틈틈이 강의를 하고 누군가에게 지식 공유를 위해 준비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부동산 업무와 연관이 있다.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다 보면 보고서도 많이 써야 하고 세일즈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 일이 많이 있다. 강의나 강연을 준비하면서 그런 스킬들을 연습하고 익히고 있다. 내가 직접 강의 교안을 만들고 질문에 답을 할 준비를 하는 과정 자체만으로도 내 실력을 높여준다. 또, 듣는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지 생각하며 글을 쓰고 표현을 고쳐본다. 당연히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만하지 않고 겸손해 지기 위해서이다.

마지막 이유는 자만하지 않기 위해서다. 한때 내가 하던 업무가 너무 반복적이고 지루하다는 느꼈던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하던 업무를 그럼 한번 정리해 볼까 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해보니 모르는 게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대충 알고 있었지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이걸 누구에게 설명해 준다고 가정하면 잘 할  자신도 없었다. 자만했던 것이다. 

그래서 책을 쓰면서 더 많이 공부하게 되고 자만하지 않고 겸손한 태도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나보다 훌륭한 분들이 업계에 많이 계시지만 내가 가진 능력을 필요로 하는 신입분들이나 학생들도 분명히 있다. 그렇게 너무 자신감을 잃지도 않으면서 사명감을 가지고 책을 준비하고 출간까지 했다. 물론 내 책을 쓴다는 기쁨과 설렘도 컸지만 내 책을 읽어줄 사람들을 생각하고 고민했다. 나의 관점보다는 상대방의 시선도 고려하다 보니 자만하지 말고 겸손해야겠다고 스스로 느꼈다.

이게 내가 부동산 책을 계속 쓰고 있는 이유다. 책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홍보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거절도 당해보고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일도 종종 있었다. 그런 일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보니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다. 말 그대로 실패를 통해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도 악한 마음은 없다 보니 주변 분들의 덕을 많이 보고 있는 게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누가 크게 알아주지 않더라도 꾸준히 무언가를 하다 보니 나름의 성과도 있다. 취업을 했다며 감사의 이메일을 받기도 하고 내 책을 읽었다는 현직자들도 가끔씩 만난다. 꼭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려고 책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베스트셀러가 되면 앞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부동산 책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쓸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구상해 놓은 것은 많은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필요한 그런 책을 쓰고 싶다. 물론 좋은 결과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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