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by 박나옹

포옹이라니 얼마나 따뜻한 단어인가. 그러나 나는 오늘도 포옹을 피하기 위한 장난감을 고르고 있었다.

바운서라던지, 보행기라던지 아이를 내려놓을 수 있는 무엇인가.


"애가 손탔네! (쯧쯧-)"

가끔 끊임없이 안아달라는 아기를 보고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한다.

엄마로서 참 듣기 꺼려지는 말이다. 1살도 안된 아이가 안아달라는 것이 당연한데, 벌써부터 버릇이 나빠졌다는 말로 엄마와 아기에게 동시에 먹이는 것 같아서이다. 그런 생각에 손이 타든 말든 나는 아이가 필요하면 끊임없이 안아줘야지 생각했는데 현실은 체력의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가 불안과 슬픔을 잊을 수 있는 안전하고 즐거운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이런 연유로 아이를 급하게 내려놓고 팔을 탈탈 털면서 몸의 얼얼함을 달랠 때 엄마를 향해 팔을 뻗어 좀 더 안아달라고 서럽게 우는 아이를 보면 다시금 마음을 잡게 된다.

'아이는 쏜 살처럼 자라서 내 품에서 떠나게 될 테니 그전까지만 충분히 안아줘야지.'


방송에서 해외 사람들의 인사 방법을 보면 포옹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척 아름답게 보인다. 가슴을 대고 끌어안는다는 것은 얼마나 충만한 일인가. 우리가 세월이 지나서도 자주 긴 포옹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내 몸이 작아지고, 아이의 몸이 나보다 커졌을 때도. 욕심이겠지.


내 어렸을 적엔 기억이 없으니 그것을 제외하면 나는 지금 살아생전 가장 긴 포옹을 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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