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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메이커 Feb 06. 2020

관광회사를 창업했다. 코로나가 왔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세번째 전염병을 맞이하면서.  


벌써 3번째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까지...

관광업계 종사자로서 3번째 바이러스를 맞았다.

 

사드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3번째 전염병 사태를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아직까지 관광업을 하고 있나....

최근에는 회사까지 차려서는...


사스 시절에는 관광회사에 일하는 직원이었고

메르스 때에는 작은 호텔을 운영하고 있었고,

코로나바이러스가 한국에 상륙한 지금 나는 작은 호텔과 로컬 콘텐츠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로 살아가고 있다.


이번 주에는 지역 관광지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었다. 남대문, 정동, 인사동 일대에서 진행하려고 했는데 모두 취소했다. 참가자들이 불안해했기 때문.

회사를 시작하면서 첫 프로젝트로 열심히 준비한 외부 실습이었다. 힘이 빠졌다.

도와주기로 했던 관련업계 분들도 이런 상황을 이해해주셨다.  

감사하지만 개인적으로 속상했다...

하지만 밀어부칠 수는 없는 일.


전염병들은 관광업계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 1차적으로 타격을 준다...

사람들이 움직이고,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겠지...




사스

사스 시절에는 회사를 다니는 직원으로 그다지 위기의식이 없었다.  윗분들의 일이라고 생각했고 월급을 받는 입장으로서 단지 남의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김치 파워라느니... 마늘 파워라느니... 그냥 그렇게 사스는 지나갔다.


메르스

메르스 바이러스가 한국에 상륙했을 때는 사스 바이러스와는 차원이 달랐다.

지금과 같이 관광지에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았고 사람들은 꽤 열심히 마스크를 끼고 다녔다.

특히 숙박업계는 장난이 아닌 상황..이었다.   우리 같은 작은 호텔에서는 10명 중에 9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오기 몇 해전..그나마 유지되고 있던 호텔 상황은 이때부터 나빠지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이 때부터 실질 이윤. 즉 순수익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벌어드린 비용은 올라버린 임대료와 인건비로 모두 빠져나갔다.


버티고 버티니 몇 달 뒤에 메르스는 물러났다.



사드

전염병은 아니었지만..... 관광업계에서는  전염병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 관광시장에 중국이 이렇게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구나...너무 길었다. 너무 길다.

이 정도 되면.. 포기하는 것이 나아 보였다.


내려놓았다. 내 주변은 자영업자가 없어서 그런 걸까.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못할 것 같아서 말도 꺼내지 않았다. 속이 탔다.


미뤄왔던 제주도를 여행했다. 그래. 이렇게 제주도는 조용했었지...외국인이 적어 한산한 제주도는 행운이었다. 그렇게 위로했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 작은 호텔을 팔기로 마음먹고

매물로 내 놓았고 2년이 그렇게 흘러갔다.



그리고 그 사이 나는 개별여행객들과 서울을 함께 여행하는 일을 틈틈히 꾸준히 하면서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었고 좋은 기회에 남편의 응원과 지원을 받아 작은 지역관광 회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코로나 


사람들이 집 밖에서 나오지 않는다.

기존 한 장에 1300원짜리 마스크가 13000원으로 팔린다. 사람들이 10배를 주고 마스크를 사는 상황이 되었다. 이게 뭐지? 사람들의 불안함이 10배가 된 것이구나.


사실 전염병의 측면에서 보면 메르스 때보다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손 잘 닦고, 마스크 잘 끼면 잘 이겨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리 예약한 외국 사람들은 취소하지 않고 한국 여행을 왔다.


하지만 SNS에서는 재난 영화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확진자가 다녀간 목욕탕, 약국, 영화관, 식당, 호텔들이 잠정 폐쇄되었다.


지금 관광업계는 최악의 2월을 보내고 있다. 예약이 들어오지 않는다. 여기저기 관련 업계의 sns 는

비관적이다..


국내 여행객도 해외 여행객도 모두 움직이지 않는다.  



왜 나는 아직도 이 일을 하는가.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적성을 찾고, 자발적으로 관광업계에 들어왔고, 관광가이드로, 로컬 호스트로, 현재는 지역 관광을 만드는 회사까지 운영하면서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본다.


단순히 여행을 좋아한다고 해서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행에 대한 환상과 관광업계는 참 다르다. 여행을 좋아하는 것보다 사람을 좋아해야 이 일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을 만나는 일, 그 속에서 가치를 찾는 일이 좋아서 회사까지 만들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위기를 내가 잘 넘길 수 있을까...

3번째 전염병과 끝나지 않은 사드의 그림자 속에서....

답답하다.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고, 미팅을 하는 요즘.

그래도 언젠가 다시 여행 올 게스트들을 생각하면서

또 한번의 강제 휴식을 취하는 요즘이다.



힘을 내자.

힘을 내자.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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