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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메이커 Sep 26. 2021

5살 아이가 밀접접촉자가 되었다(3)

(3) 2차 검사 ,그리고 해방

자가격리 10일째.

가족들은 매일 두 차례의 Ai의 전화도 익숙해졌다.

 또한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홀로 생활에 익숙해졌다.  끝나고 돌아와 혼자 저녁을 먹을 때는 항상 아이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말 보고 싶었다.  지내고 있을까.


잘 먹고 잘 자고 화장실 잘 가겠지.

햇빛을 못 보는 아이들을 위해 비타민D, 그리고 활동량이 적어 배변에 문제가 생길까 싶어 유산균 영양제를 충분히 집으로 배달시켜놓았다.


쿠팡 장바구니는 무장해제되었다.

살까 말까 망설이던 아이들 장난감과 책을 모두 구매했다. 자가격리를 위해  장난감, 밀키트, 소독용품 등을  합치면 50만원은  듯하다.


남편은 매일 ai에게 두 차례 전화를 받았다.

AI : "몸 상태는 어제와 다른 게 있나요?"

" 아니오"

AI :"발열 증상이 있나요?"

"아니오"


집에서는 각자 식판 생활을 했고, 남긴 음식을 또다시 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 양이 평소보다 두배가 넘었다. 한 번은 남편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잠깐 나간 사이 구청에서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폰으로 움직임 감시를 받는 듯하다.


모든 식기와 생활용품을 따로따로


구청에서는 음식물쓰레기도 냉동보관을 한 후에, 자가격리 해체 후 처리하라고 했다. 또한 쓰레기도 의료폐기물로 분리배출하라고 하며 갈퀴 같은 것이 그려진 쓰레기봉투를 3장 주고 갔다.


억울함.

억울했다. 확진자도 아닌, 확진자일 수도 있는 상황으로 인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황. 빨리 2 검사 음성 판정을 받아  억울함을 떨쳐버리고 싶을 뿐이었다.


검사 날.

아이들도 나도 남편도 모두 다시 검사를 받기로 했다. 열흘만에 집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정말이지

방방 뛰었다.


검사를 위한 면봉을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이들은 코 끝의 찌릿함에 또 한 번 통곡했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날 밤. 게스트하우스에서 짐 정리를 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혹시 내일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다면 그럼 어떡해야 하지…. 떨려서 잠이 안 왔다.


다시 음성

아침 9시경쯤 가족 모두 전원 음성 결과라는 문자를 받자마자 집으로 돌아갔다.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내어놓고 집밥을 차려 먹었다. 이토록 평범한 일상을 간절히 기다렸다. 함께 마주 보며 밥을 먹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언제쯤 검사 결과 문자를 기다리지 않을까.

코로나 확진자 뉴스를 더 이상 보지 않을까.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결국 코로나 종식 전까지 밀접접촉자, 능동감시자 그게 아니면 확진자. 이 셋 중에 하나 속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 두번 다시는 못할 자가격리. 정말이지… 더더욱 오늘을 더 잘 살아야겠다. 지금을 누리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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