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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메이커 Jan 19. 2022

철원 겨울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한국인과 외국인, 10대에서 60대가 함께한 철원 로컬 체험여행


2021년 12월 초. 

정부의 위드코로나 발표 후, 로컬콘텐츠랩은 철원 체험여행 포스터를 만들고 모객을 시작했다. 한국어와 영어 버전으로 각각 만들어 동시에 모객을 시작했다. 도전이었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1) 농촌의 주민이 운영하는 체험장, 그리고 그 마을로 떠나는 여행, 2) 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떠나는 여행, 3)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로컬 여행이었다.  참가자들 중 외국인은 한국인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점을 좋게 보았고, 한국인 또한 외국인과 함께 여행을 간다는 것을 이점으로 보았다. 많은 문의를 받았고, 처음에는 코로나19 이슈가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최대 인원 26명은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생각보다 나아지지 않았다. 여행 2일 전 5명이 취소를 했다. 특히, 영어학원에 근무하는 원어민 선생님들 중 여행 전날 취소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여행 당일 아침, 총 19명이 철원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여행준비

QR체크, 열체크, 좌석 배치를 철저하게 하고 손소독제와 개별 텀블러를 나눠주었다.



<사진. 로컬홀릭의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여행굿즈 4종>


#여기에오기잘했다

로컬 여행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항상 고민했던 것은 우리가 기획한 여행이 기존의 여행과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그렇다면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나? 였다. 만약 참가자가,

'아, 오늘 여행 오기 잘했다. 여기에 오길 잘했다.' 라는 감정을 느낀다면 우리의 여행은 성공이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참가자들과 함께 철원으로 향했다.



초겨울의 철원의 학마을로 

철원 학마을에 도착했다. 가을 추수가 끝나고 겨울을 맞은 철원 학마을의 풍경은 휑했다. 눈도 오지 않았다. 방문객의 시선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마을의 겨울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철원에 도착해서 논두렁을 걸었다. 나는 논두렁을 걸으며 나눌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했는데, 감사하게도 여행 참가자 중 60대 어머님들이 먼저 ' 어머, 우리 정말 논두렁을 걷는 거야? 어릴 때 느낌난다!! ' 하며 분위기를 띄워주셨다.


그렇게 마을 한 바퀴를 돌며 마을 냄새와 마을의 소리를 듣고 있을 때, 반가운 손님이 반겨주었다.

철새였다.  

반가운 두루미 가족도 보았지만, 사람의 인기척에 익숙한 것인지 재빨리 날아가버렸다. 사람이 없는 자연의 냄새와 소리가 좋았다. 마을을 걷는 이 시간은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코스였다.

<사진. 마을 논두렁을 걷는 시간>


쌀과 돌을 느끼는 시간  

마을을 한 바퀴 돌고 학마을 체험장으로 들어와 철원 오대쌀과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떡파이를 만들었다. 다들 오랜만에 쌀가루를 만져보는 시간이었다.



다음으로 각자가 원하는 그림을 머그컵 위에 그려보기로 했다. 철원 여행을 기획하기로 하고 마을에 처음 방문했을 때, 첫째 아이는 왼쪽처럼 자주 그리던 공주를 컵에 그렸고 나는 철원에서 본 새를 그렸었다.

여행 참가자들은 무엇을 그렸을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진지하게 펜을 잡고 작품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어떤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을까.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는 경험을 했을까.

<사진. 철원 여행 참가자들이 그린 머그컵 그림>


마지막으로 철원의 현무암으로 만든 맷돌로 커피 한잔을 마셨다. 제주를 제외하고 현무암이 발견되는 유일한 지역 철원. 철원의 현무암은 제주의 것보다 단단하여 맷돌로도 만들 수 있다.


모두들 맷돌로 원두를 갈면서 나에게 묻는다.

'맷돌에 갈리는 원두 향이 너무 좋아요!! 이거 얼마나 해요? 집에 사가고 싶어요.'

'생각보다 비싸요..30만 원이요'

'...........'

철원의 현무암 공예품은 생각보다 꽤 값이 나간다. 그렇게 현무암 맷돌로 원두를 곱게 갈아 내려마시고 철원 학마을 체험센터를 나섰다.



다음으로는 철원의 은하수교 (일명. 오징어게임교)로 향했다. 한탄강을 아래로 두고 출렁다리가 서 있다. 다리 중간에 강화유리로 된 구간이 있다. 나는 유리 위로 걷지 못했다. 다행히 참가자들은 은하수교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철원 은하수교 다리 주변 촬영 영상 (무서워서 영상도 짧습니다.)


마지막으로 DMZ 로컬마켓으로 향했다. (현재 DMZ 마켓은 하지 않는다.2022년 봄에 재개할 예정) 전통시장이 아닌 지역 주민들이 토, 일마다 운영하는 로컬 마켓을 보여주고 싶었다. 철원 농부들과 직접 대화하고 철원 식재료를 시식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특히 외국인에게 이런 로컬마켓은 큰 흥밋거리이다. 운 좋게도 이날 외국인들이 이벤트에 당첨이 많이 되어 다양한 로컬 식재료를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마음 가득히 두 손 가득히 철원을 담고 다시 서울로 향했다. 그렇게 철원 로컬 체험여행은 마무리되었고 내년을 위해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있다.





그들에게 어떤 경험을 주었을까?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어떤 여행을 준비해야할까? 2022년에는 좀더 많은 지역을 방문하여 지역주민과 지역을 더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한다.



- 로컬 체험여행 프로젝트 202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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