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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선 Jan 03. 2022

UX 디자이너가 새해에는 하면 안 되는 말

UX 디자인 금기어의 심리학



팀과 커뮤니케이션하다 보면, 논의를 진행할 수 없는 무논리의 금기어를 마주치는 순간이 있다. 새해에는 이런 상황을 최소화하고 발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UX 디자인을 하면서 한 번쯤 해보거나 들어봤던 말을 정리하고 그 원인을 행동경제학과 심리학으로 분석해봤다.





내가 사용자라면 안 그럴 것 같은데?
- 가용성 휴리스틱


UX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마음에 품고는 있다. 그런데도 디자이너가 이런 말을 하게 되는 이유는 가용성 휴리스틱 때문이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쉽게 떠오르는 기억을 바탕으로 내용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어떤 문제에 대해 원인과 실체를 직접 확인하기보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이는 복잡한 것을 피해 에너지를 아끼고 피로함을 회피하려는 경향 때문에 일어나고, 근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주로 최근에 경험한 내용이나 자주 접한 사례를 기초로 판단하게 되는데, 디자이너의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해서 판단한 내용이 맞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디자이너가 주관적 판단과 멀어지기 위해서는 리서치를 진행하고 아이데이션 시에 사용자 멘탈 모델을 잊지 않아야 한다.  수 있으면 모니터 한쪽에 항상 멘탈 모델을 띄워놓자. 사용자 리서치를 가까이 함으로써 디자이너 본인과 사용자를 분리하고 문제의 본질을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다.




인터뷰해보니까 대부분 이게 더 좋대
- 대표성 휴리스틱과 확증 편향


어떤 상황에서든 정성 평가로 정량적 결과를 내서는 안된다. 특히 사용자 인터뷰나 UT에서 보이는 단순 선호 경향을 일반화하면 안 된다. 대부분의 정성 조사는 대표성을 띌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표본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서치를 하다 보면 이런 실수를 생각보다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대표성 휴리스틱 때문이다.

대표성 휴리스틱은 특정 대상이 전체의 특성을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일반화하는 것이다. 리서치 표본이 모집단을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류다. 표본의 수가 많아야 대표성을 지닐 수 있으나, 앞서 말했듯이 일반적으로 인터뷰는 그 정도의 표본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대표성 휴리스틱이 일어나기 쉬운 이유 중 하나는 디자이너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쉽게 떠올리기 때문인데, 이는 확증 편향과 연관 있다. 사람은 전체를 종합적으로 인지하기보다 심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본인이 이해하기 쉬운 정보에 치중한다. 그래서 디자이너 가설 검증 시에 본인의 가설과 일치하는 정보를 크게 받아들이고 리서치나 UT 결과를 왜곡하 쉽다.

결국, 대표성 휴리스틱과 확증 편향을 극복하는 방법은 기본을 따르는 것이다. 방법론을 공부하고 목적에 맞는 조사법을 사용하는 것과, 가설과 불일치하는 정보에 더 주목하고 깊이 분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OOO도 이렇게 했어
- 권위에의 호소 편향


'구글도 이렇게 디자인했어', '어도비도 이렇게 했어'는 디자이너 입장에서 쉬운 디자인 방법이지만 지양해야 하는 태도다. 구글 머터리얼 디자인 가이드나, 어도비 스펙트럼처럼 유명 디자인 가이드라고 해서 모든 상황에 만능으로 적용되지는 않다.

물론 UI 컴포넌트, 인터랙션 디자인 같은 보편적인 디자인 룰은 따라야 한다. 그러나 카피라이팅, IA처럼 프로덕트 별로 다르게 적용할 수밖에 없는 요소까지 따르는 것은 위험하다. 사용 문화, 사용 환경, 사용자 특성만 고려해도 프로덕트 별로 특이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무조건적으로 권위 있는 사람이나 집단 따르는 것을 '권위에의 호소 편향'이라고 한다. 권위 있는 사람이 주장한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믿고 따르는 현상이다. 물론 앞서 말한 기업들이 전문성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디자인 가이드가 대적인 규칙 아니다. 읽어봤다면 알겠지만, 유명한 디자인 가이드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디자이너가 권위에의 소 편향에서 벗어나려면, 나의 프로덕트와 어떤 유사점이 있어서 이 디자인을 참고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디자인 가이드를 기획함에 있어서, 진정으로  프로덕트를 위한 가이드가 맞는지, 리서치 기반 결과물이 맞는지 스스로 되묻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이 디자이너 본인과 동료를 이해하고 한 단계 더 성숙한 논의를 하는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만약 글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순간이 떠올랐다면, 새해에는 객관적 이해와 태도를 바탕으로 발전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보자.






참고문헌

이남석, 『인지 편향 사전』, 옥당 북스 (2021).

이완수 (2019), 사람들은 왜 쉽게 속아 넘어가는가? -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살펴본 가짜 뉴스의 심리학적 이론을 중심으로, <미디어와 인격권>, 제5권 제2호, 8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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