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넓은 들판이 아니어도 좋다. 해를 볼 수 있는 정원이면 충분하다. 해를 향해 한결같이 고개를 돌리며 빛을 좇는 해바라기의 의연한 모습이 당당해 보여서 좋다.
해바라기는 태양이 떠오르면 가장 먼저 얼굴을 들어 인사를 건넨다. 강렬한 햇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종일 해를 따라 움직이는 모습은 흔들림 없는 신념과 같다. 밤이 되어 빛이 사라지면 고요히 고개를 숙인다. 다시 동이 트면 새로운 희망을 향해 일어선다. 단단한 줄기에 기대어 선 그 모습은 우직하고도 의연하다.
해바라기는 자신을 감추지도 않고, 소박한 듯 보이지만 그 속에는 왕관을 닮은 금빛 자태를 품고 있다. 흔들림 없이 언제나 하늘을 바라보는 담대한 꽃이다. 그 중심의 씨앗들은 묵묵히 자신을 키워가며, 마침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준비를 한다.
해바라기는 한 곳에 뿌리를 내리지만, 그 마음만은 자유롭다. 비록 움직이지 않아도 그 시선은 끊임없이 태양을 향해 간다. 변치 않는 사랑과 헌신을 상징하며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꽃이다. 햇빛을 향한 일편단심으로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간다. 넓은 들판에서도, 좁은 화단에서도 그는 언제나 가장 높은 곳에서 빛을 향해 손을 뻗는다.
그의 얼굴은 언제나 환하게 빛난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그가 동경하는 태양이 숨어 있어도, 언젠가 다시 떠오를 것을 알기에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강한 바람이 불어와도 그는 흔들릴지언정 넘어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해낸다.
아들이 대학 시험에서 예비 통지를 받았을 때, 불안으로 가득했고 아들의 미래가 걱정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중국으로 보내기로 했다. 일 년 동안 언어 연수를 마치고 베이징대학교 시험을 보았다. 아들은 시험에 떨어질 것 같다며 한 달 동안 연락이 없었다. 연락이 없던 시간은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나는 해바라기처럼 하늘을 바라보며 인내로 그 시간을 견뎠다.
그리고 한 달 후, 합격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의 기쁨은 그동안의 불안과 초조함을 모두 잊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느낀 감정은 단순한 걱정을 넘어, 아들에 대한 사랑과 믿음, 그리고 그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그 감격을 담아 해바라기를 그렸다. 그 작품의 제목을 '기다림'이라고 지었다.
아들은 베이징대학교 법학과를 당당히 4년 만에 졸업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대기업에 취업했다. 그래서 나는 해바라기를 더욱 사랑한다. 그 강인함과 믿음직스러움이 내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다.
또한 해바라기는 아이들의 손에 들려 한 송이 노란 태양이 되기도 하고 자신의 씨앗을 남긴 채 땅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그의 씨앗은 다시 햇빛을 향해 뻗어나가고, 새로운 해바라기로 피어난다.
내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해바라기꽃을 프로필로 사용하고 있다. 해바라기는 변치 않는 사랑과 헌신을 상징하며,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누군가 믿으면 끝까지 믿는 습성이 있다. 어느 한 집 단골이면 영원한 단골인 것도 해바라기를 닮았나 보다.
해바라기는 부를 상징하고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하여 이 꽃의 그림이나 사진의 액자를 집에 걸어두기도 한다. 나는 어떤 모임에 해바라기 그림을 그려서 주었다. 그들은 거실에 걸어두기나 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해바라기를 단순한 꽃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그 꽃이 가진 끈기와 인내의 해바라기 모습은 내 삶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잃지 않으려는 메시지를 지닌 해바라기를 닮고 싶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길을 잃지 않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해바라기는 노래한다.
"나는 태양을 사랑하는 꽃, 나는 한 송이 해바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