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친구들
창가의 군자란
박현주
나는 군자란입니다. 집들이 선물이었지요. 처음 이 집에 들어왔을 때, 주인은 나를 예쁜 꽃이라고 칭찬했어요.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 시간이 지나며 나는 잊혀졌지요. 꽃을 피울 때만 반짝 관심을 받았고,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무심한 창가 한 켠에 놓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 창가의 친구들
창가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옆에는 몬스테라가 우아한 잎을 드리우고 있었고, 금전수와 개발선인장, 다육식물 등 서로 꼭 붙어 햇살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너희는 외롭지 않니?"
개발선인장이 잎을 천천히 흔들며 대답했고, 몬스테라는 여유롭게 대답했어요.
"우리는 주인의 손길을 그리워하지 않아. 햇볕만으로도 충분히 자랄 수 있거든.“
금전수와 다육이는 긍정적이고 활기찬 태도를 보이며 말했어요.
"우린 원래 강한 식물이야. 관심을 덜 받아도 괜챃아!"
나는 그들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 한구석이 시려왔어요. 주인의 따뜻한 손길이 그리웠어요. 내가 꽃을 피우면 주인은 나를 바라보았지만, 그 관심은 오래가지 않았어요.
# 새로운 친구, 난과 스파티필럼
어느 날, 창가에 새로운 친구가 왔어요. 순백의 꽃을 피운 스파티필럼이었어요. 부드러운 초록빛 잎을 지닌 그 아이는 방금 들어오자나자 환한 미소를 짓는 듯 했어요.
”안녕! 나는 스파티필럼이야. 공기를 맑게 해준다고 해서 주인이 나를 데려왔어!“
그 말을 듣고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주인이 내게서 멀어진 동안, 이제는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꽃을 데려왔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겼습니다.
”너는 예쁘구나.“
나는 조용히 속삭였어요. 사실 나는 질투가 났어요. 스파티필럼은 주인이 가장 가까운 자리에 두고 매일 물을 주며 그는 물을 잘 받았고, 주인의 칭찬받는 모습에 질투심이 났어요.
”나는 꽃을 피우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해.“
”괜찮아, 너도 아름다운 식물이잖아!“
스파티필럼은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나는 그 말이 싫지 않았어요. 하지만 주인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주인의 언니가 선물한 난은 화려한 꽃망울을 터트리며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았어요. 주인은 그 난을 보며 환하게 웃고 사진을 찍어 언니에게 보내곤 했어요. 그 난은 매년 꽃망울을 터트리며 주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꽃이 피면 주인은 호들갑을 떨며 올해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며 기뻐했어요. 그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어요.
# 잊혀진 시간들
스파티필럼이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한껏 생기를 머금을 때, 나는 한동안 꽃을 피우지 못했어요. 아니, 피울 마음이 없었어요. 주인은 한때 나를 사랑했지만, 이제는 나보다 스파티필럼을 더 사랑하니까. 새하얀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며 기뻐했고 그 잎을 살며시 쓰다듬었어요. 나는 그것을 바라보며 창밖을 응시했어요. 내가 꽃을 피운다고 해서 주인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주인은 스파티필럼과 난을 보며 미소를 짓고 내게는 무심했어요.
# 주인의 변화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이 내 잎을 쓰다듬으며 조용히 속삭였어요.
”너도 다시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그 목소리엔 조심스러움과 미안함이 있었고 살며시 웃어주었어요.
나는 대답 대신 잎을 살짝 흔들어 보였어요. 주인이 다시 나를 바라보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그동안 잊혀졌던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밀려왔습니다.
# 새로운 다짐
스파티필럼이 나를 보며 말했어요‘
”너, 곧 꽃을 피울 것 같아.“
그러자 난도 옆에서
”느껴져, 네 잎이 다시 힘을 내고 있잫아!“
나는 조용히 창가를 바라보았어요.
”그래, 이제는 나도 꽃을 피울 거야. 하지만 더 이상 누군가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를 위해서.“
나는 군자란입니다. 찬란한 순간만을 위해 존재하는 꽃이 아닌,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창가에서, 햇빛을 받으며 천천히 나를 위한 꽃을 피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