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말 하나 버렸다
상한 마음엔 상한 음식이
냉장고에서 익숙한 반찬통을 꺼냈다.
뚜껑을 열자마자 얼굴이 찌푸려졌다.
묘하게 시큼한 냄새.
두부조림이었나? 된장무침이었나?
이젠 형태도 구분이 안 된다.
‘아깝긴 한데...’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버렸다.
먹고 탈이라도 나면 더 손해다.
가끔은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다.
말 한마디에 속이 울렁거리고,
괜찮은 줄 알았던 마음이
조금씩 상해 가는 걸 느낀다.
그날도 그랬다.
괜히 힘들다고 털어놨다가,
“그렇게 예민하니까 그렇지”라는 말 한마디에
입맛이 확 사라졌다.
그 말, 차라리 유통기한 써 붙여줬으면 좋겠다.
며칠 지나면 곰팡이 핀다고.
마음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언제까지 품고 있어야 할지
좀 더 쉬워질까?
오늘은 상한 음식을 버렸다.
그리고,
상한 말도 하나 버렸다.
덜 속이 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