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그리움과 함께
혼밥의 기술
한때는 혼자 밥 먹는 게 부끄러웠다.
식당 문을 열기 전 괜히 두리번거리고,
“두 분이세요?”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할 뻔한 적도 있다.
사람들 시선이 무겁게 느껴졌고, 혼자 앉은 식탁 위엔 묘한 공기가 맴돌았다.
하지만 혼밥도 자꾸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
자리 고를 땐 등 뒤가 든든한 벽 쪽이 좋고,
메뉴판은 빠르게 정리한다. 우물쭈물하면
‘혼자 와서 긴장했나?’ 하는 오지랖 시선을 끌 수 있으니까.
핸드폰은 음식이 나올 때까지만 보며 심심함을 달래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밥이 나오는 순간이다.
그때부터는 주저 없이, 당당하게 먹는다.
고개 들고, 한 숟갈씩 소리 없이, 그러나 당당하게.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의 식사에 관심 없다.
혼자라고 외로운 것도 아니고,
여럿이 먹는다고 꼭 행복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식탁에서는
내 안의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다.
‘배고팠구나’, ‘이 조미료 맛, 어릴 때 먹던 그 반찬 같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집중해 줘서 고마워.’
혼밥의 진짜 기술은
‘누구와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를 아는 데 있다.
입 안에 들어가는 한 숟갈에
내 하루를 다독이고, 나를 위로하는 밥이라면,
그건 혼자서도 충분히 따뜻한 식사다.
다음 강의까지 시간이 애매해서,
결국 오늘도 혼자 밥을 먹게 되었다.
천천히, 꼭꼭 씹으며 창밖을 보다가
문득, 어릴 적 가족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던 기억이 떠올랐다.
다시는 함께 밥을 먹을 수 없는,
그리운 부모님의 얼굴도 함께.
그 순간,
숟가락을 드는 손끝이 잠시 멈췄다.
마음 한편이 저릿했지만,
그 기억이 있어서 외롭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