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마요 주먹밥

주먹은 참고 참치마요는 못참아

도시락, 이 단어는 뜻보다 추억이 먼저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어릴 적 교실에서 먹던 추억의 도시락, 소풍 갈 때 집집마다 다양한 모양과 재료로 만들어진 정성 가득 김밥, 단짠의 조화로 따라올 음식이 없는 유부초밥이 생각나네요. 사랑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은 도시락 만한 곳이 없죠. 아내가 금요일 점심은 도시락을 먹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근 요리에 재미를 느낀 저는 집에 있는 재료들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특별하면서도 간단하고 언제든 집에 있을만한 재료로 만들만한 음식이 뭐가 있을까? 잠시 고민하다 문득 주먹밥이 떠올랐죠. 재료는 참치 두 캔, 흰쌀밥, 계란, 김, 후추, 마요네즈, 데리야끼 소스. 참 간단하죠?


우선 따뜻하고 모락모락 김이나는 밥을 짓기로 해요. 마침 주말에 백미와 찹쌀이 섞인 쌀을 구입하였어요. 찬물에 쌀을 씻을 때 처음 우러나는 쌀 든 물의 색을 좋아합니다. 마치 아침햇살 음료 색 같아요. 쌀이 몽글몽글 식감과 윤기를 내는 동안 주먹밥 속재료를 만들어줍니다.

조심스럽게 참치캔을 따고 기름기를 제거해 줬습니다. 똑...똑...또옥...또옥... 떨어지는 기름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제거하고 손으로 기름기를 제거하진 않았습니다. 기름기를 너무 빼면 맛이 없습니다. 참치 두 캔에 설탕 한 스푼, 후추 톡톡 두 번, 마요네즈 두 바퀴, 데리야끼소스 세 바퀴를 둘렀습니다. 골고루 속재료를 버무립니다. 저는 간장베이스 소스를 좋아합니다. 간을 보고 데리야끼 소스 몰래 한 스푼 더 넣었죠. 조금 짜긴 하지만 밥에 간을 하지 않는 걸로 위안을 삼아요. 동글동글 속재료를 만들고 싶은 주먹밥의 크기를 감안해서 돌돌 말아줍니다.

쿠쿠~. 어디선가 들려오는 반가운 꾀꼬리소리입니다. 밥을 잘 지으면 쿠쿠는 꾀꼬리소리가 납니다. 적당량의 밥을 푸고 넓은 받힘에 잘 지은 밥을 넓게 펴 한숨 식혀줍니다. 돌돌 말은 참치를 담을 수 있을 만큼 손바닥으로 흰밥을 넓게 펐습니다. 가운데 동그란 참치를 놓고 흰밥으로 덮어줍니다. 처음에는 완벽하지 않게 참치를 감쌌습니다. 손에 물을 묻쳐 데굴데굴 굴려 표면을 동그랗게 만듭니다.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힘을 줘 단단한 주먹밥을 만들어 줍니다.

탁탁 계란을 4알 풀어줍니다. 소금 두 꼬집. 계란을 풀고 계란 끈을 제거하기 위해 채에 담아 걸러줍니다. 채에 거른 계란은 노랗게 약간은 우윳빛 노란색을 띠는 게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 주먹밥은 아기새입니다. 계란은 지푸라기 집으로 만들어보았어요. 계란 지푸라기를 도시락 아래 두툼하게 깔아줍니다. 완성된 주먹밥에 김 지푸라기를 붙여 조금 더 꾸며보았어요. 완성! 간단한 요리도 글로 쓰니 꽤나 긴 과정이 느껴지네요. 이렇게 음식은 정성이고 사랑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저녁으로 먹을 주먹밥은 아기새(엥그리버드 갖죠?ㅎㅎ)를 표현했어요. 도시락은 맛 좋아 보이게 참깨를 참참 뿌려줬습니다. 간단하고 맛난 참치마요 주먹밥. 힘든 회사생활 주먹은 참아도 점심만은 참지 말고 ‘참치마요’하는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