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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망 Oct 27. 2021

직장인이 집안일을 한다는 것

2021년 10월 4일의 기록

2021.1.19 / 집 근처 카페 / Sony A7r2 / Sony 55mm f1.8

직장을 다니며 나의 보금자리를 만족스러울 만큼 깨끗하게 정리하고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결혼을 하고 내가 온전히 집 관리를 책임져야 할 때면 더욱 그렇다. 결혼하기 전 부모님과 함께 살며 어질러진 방이 스스로 깨끗해지는 마법을 경험하다, 결혼을 하고 나니 그 마법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현실적인 희생이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누구나 깨끗한 집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 깨끗한 집을 만드는 것이 참 쉽지 않다. 퇴근 후 방 바닥에 돌아다니는 머리카락을 볼 때에도 '내일 청소하면 깨끗해질 거야'하며 내일의 나에게 청소를 미루는 게 된다. 오늘 직장에서 참 열심히 일했고, 퇴근 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쉴 자격이 있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때면 수시로 떠오르는 집안일 때문에 가끔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렇게 여유롭게 글을 쓰고 싶다가도 개수대에 쌓여 있는 설거지거리들, 그 옆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 그 옆에 있는 플라스틱 등 분리수거가 절실한 물건들, 옷방에 있는 정리되지 않은 뺄래감들까지. 


수시로 생각나는 집안인들 때문에 요일을 정해 집안일을 해결할까, 생각해본 적 도 있다.

월요일은 청소기 돌리기, 화요일은 빨래, 수요일은 분리수거, 목요일은 빨래, 금요일은 청소기 돌리기와 물걸레 청소, 토요일은 화장실 청소, 일요일은 냉장고에 쌓여 있는 음식물쓰레기 정리.

하지만 집안일이라는게 요일에 맞추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수시로 해야 할 것들이라 요일에 맞추어 집안일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포기하게 되었다. 


직장인으로 살면서 일에 집중하고,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매일매일 운동하며 집안일을 완벽하게 해 내기란 참 쉽지 않다. 무엇 하나를 포기해야 하나, 싶다가도 어느 하나 포기해버리면 진정한 내 모습을 잃어버릴 것 같아 포기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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