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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망 Oct 21. 2021

직장인에게 카페라는 장소

2021년 10월 11일의 기록

2021.7.8 / 제주 / Sony A7r2 / Sony 55mm f1.8

카페는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아주 잠깐의 피난처가 되어준다.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좁은 모니터를 보며 타닥타닥 업무를 하다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얇은 유리문 하나를 두고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카페 안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기, 커피 향과 어울리는 음악, 조용하게 웅성웅성하는 사람들의 음성은 과중한 업무로 한껏 좁아진 우리의 어깨를 토닥거려주거나, 살짝 펴주곤 한다.


음료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주문한 음료가 조금 천천히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마음속으로 중얼중얼 거리기도 한다. 늦은 사무실 복귀가 나의 게으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카페 직원의 기분 좋은 게으름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


카페에서 제조하는 음료를 음미할 때도 기분이 좋지만, 음료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풍기는 냄새, 기다리는 동안 동료들과 잠깐 나누는 담소가 기분을 더 좋게 할 때가 있다. 은은한 차향과 동료와의 잠깐의 담소는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에 포함된 패키지 상품과 같다.

 

회사를 다니기 전에는 용돈을 아끼느라 카페에 갈 생각도 못하다 취직을 하고 돈을 벌다 보니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카페에 참 자주 들른다. 이제는 카페 문을 열고, 메뉴를 보고, 주문을 하고, 주문한 음료가 나오길 기다리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직장이 나름 번화가에 위치에 있어 사무실을 나가면 카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주 작은 규모의 카페에서부터 스타벅스까지 참 다양하게도 존재한다. 내일도 점심시간에 잠깐 카페에 들러 추워진 날씨에 맞는 따뜻한 페퍼민트를 주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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