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라도 12월엔

늦은 아침 생각의 시창작 21

by 박 스테파노

늦더라도 12월엔

잠이 쉽사리 오지 않는 밤에


좀처럼 잠 못 이루며

걱정하던 그 밤은

새벽을 몇 번 건너

어느새 어제의 밤으로 밀려나 있고

오늘의 밤은

또 다른 이름으로 나를 부른다


길고 긴 겨울밤

숨을 고르다 멈추는 사이

한숨이 먼저 방을 채운다

말로 꺼내지 못한 것들이

공기처럼 쌓인다


작은 방,

작은 창 하나

유리 위에 맺힌 어둠 너머로

아직 오지 않은 계절을

나는 자꾸 먼저 본다


한겨울 입구에서

봄의 윤곽을 더듬

피지 않은 꽃의 색을

미리 떠올리는 일로

오늘을 견딘다


몸은 겨울에 머무는데

마음은 이미 몇 번이나

봄을 지나

겨울잠에 드는 일조차

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안다


그러니

지금은 버티는 잠

깊지 않아도 괜찮은 잠

잠시 숨을 맡겨 두는 밤


기어이

아침은 온다

어제의 걱정을

어제에 남겨 둔 채


부디

각자의 창 앞에서

각자의 속도로

벅차오르는 아침을 맞기를


아직 겨울이라도

이미 봄을 한 번

건너온 얼굴로


늦더라도. 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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