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모든 사랑은 오해다
그 사랑은 남들과 다를거라는 오해
그리고 영원할거라는 오해
- 영화 <파반느> 중에서
라벨의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가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을 위해 추는 느린 춤이라면, 이 영화는 아직 도착하지 못한 마음들을 위해 머뭇거리며 걷는 보행에 가깝다. 사람들은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각자의 고독을 오해한 채 가까이 선다. 백화점의 환한 조명 아래서도 인물들은 끝내 완전히 밝아지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의 속도에 맞추기 위해 잠시 걸음을 늦출 뿐. 그 느려짐 속에서만 관계는 발생한다. 사랑이란 이해의 완성이 아니라, 끝내 이해하지 못할 것을 견디는 일이라는 듯. 영화는 어떤 격정도 증명하지 않는다. 대신 스쳐 지나가지 않기 위해, 삶의 리듬을 조금 낮춘다. 그래서 이 작품의 감정은 고백이 아니라 잔향에 가깝다. 이미 사라진 순간이 아니라,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함께 서 있는 시간의 형식.
아들러가 말했다.
"오해라는 입구를 통해 이해의 계단을 오른 일. 그것이 사랑"
• 연출: 이종필
• 윈작: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스트리밍: 2026년 2월 20일(한국)
• 출연: 고아성, 변요한, 문상민
• 스트리밍: Netfl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