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가격 인상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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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커피 사랑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지요. 국제커피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량 기준 한국은 세계 7위(이 순위는 커피의 주요 소비국이 소속돼있는 유럽연합을 하나의 경제주체로 놓고 본 순위). 60kg짜리 한 포대를 기준으로, 한국은 지난해(2016년 10월~2017년 9월) 230만 포대의 커피를 수입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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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소비량은 10년간 30%가량 늘었습니다. 금액이 3~4배가량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 규모가 적다는 것이 특이점입니다. 이는 저렴한 믹스커피 중심에서 고가의 원두커피 중심으로 커피 문화가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커피 소매가가 시장 원리가 아닌 공급자의 주도로 형성된 이유도 상당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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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커피 시장규모는 2007년 9000억 원대였지만 지난해 7조 8528억 원으로 10년 동안 7배 이상 커졌습니다. 스타벅스, 커피빈 등 커피 전문점이 늘어난 결과입니다. 특히 스타벅스는 지난해 1조 9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매장 수는 2월 말 기준 1150개, 정규직 고용인원만 1만 3000명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정용진 씨 계열 중 유일하게 수익구조가 나는 비즈니스, 그러나 프랜차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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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된 커피를 잔 수로 계산하면 약 265억 잔에 달합니다. 커피믹스가 130억 잔으로 여전히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은 원두커피 48억 잔, 캔커피 등 각종 커피음료 40억 잔, 인스턴트커피 31억 잔, 인스턴트 원두커피 16억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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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최대 수출국 압도적인 1위는 브라질. 2019 양곡연도에 약 2050만 포대를 수출했습니다. 다양한 산지에서 주로 아라비카 품종의 원두를 생산해 수출합니다. 소비 규모로는 세계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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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460만 포대 인도네시아가 차지. 만델링 커피로 유명하고, 고양이가 커피 생두를 먹은 후 배설한 것을 가공한 '코피 루왁'도 인도네시아 특산품이지요. 에티오피아(372만 포대), 필리핀(300만 포대), 베트남(240만 포대), 멕시코(236만 포대), 인도(230만 포대) 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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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커피 생산국은 브라질 (37.4%), 베트남(17.1%), 콜롬비아(8.4%), 인도네시아(7.1%), 에티오피아(4.3%), 온두라스(3.6%), 인도(3.4%), 우간다(3.3%), 멕시코(2.4%), 페루(2.2%) 순입니다. (베트남은 내수도 19위로(한국 28위) 많아 수출 순위와
차이가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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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에서 커피를 수입하는 주요 국가는 베트남(1위), 브라질(2위), 콜롬비아(3위) 일만큼 한국에서 베트남 커피를 가장 많이 수입한다는 것도 조금 놀랄 일이지요. 단가가 저렴해 주로 믹스커피의 원료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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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당 커피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 미국? 중국? 그럼 혹시 한국? 아닙니다. 핀란드가 1위 (9.6kg/capita)로 독보적이며, 노르웨이,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가 뒤를 따르고 있답니다. (한국은 2.6kg/capita로 겨우 28위)
* euromonitor.com의 자료. 커피 소비량은 잔이냐, 콩이냐, 어떤 잔이냐, 어떤 음용 방식이냐 등 논란이 많아, 최종 상태인 음료의 양이 아닌 커피콩 건조 중량(kg/capita)으로 측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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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소비 총량으로 1위는 어디일까요? 예상 가능하듯 인구 대국 중국이 1위,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아시아 인구 대국들이 상위권이라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한국은 이 영역도 28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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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돈을 많이 쓰는 것은 아니랍니다. 방법과 가격이 천차만별이니까요. datahero.com의 조사에 따르면, 비싼 커피 가격 순위는 1위 일본, 2위 이탈리아, 3위 포르투갈, 4위 사이프러스, 5위 오스트리아. 6위 덴마크 순위랍니다.(아래 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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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Mac지수처럼 스타벅스 가격이 참고되기도 하는데, 스타벅스 카페 아메리카노(그란데 사이즈 기준)의 경우로 보면 스위스는 5990원으로 조사대상국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덴마크로 4650원이었고, 3위 한국(4600원), 4위 노르웨이‧오스트리아(4230원) 순입니다. 스타벅스를 포함한 전체 '커피 가격 지수'에서는 한국은 순위 밖이지만, 별다방에서는 다른 양상입니다. 스타벅스에겐 한국은 봉이자 호갱이 된 듯합니다. (중국(3870원), 일본(3800원), 미국(2840원), 스페인(2760원) 순으로 아메리카노 가격이 저렴했으며, 조사대상국 중 그란데 아메리카노가 가장 싼 나라는 캐나다(24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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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시장은 선물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입니다. 커피를 비롯한 농산물은 현물로만 거래되지 않고 선물로도 거래되지요. 현물거래는 상품 인도와 대금 결제가 즉시 이루어지는 거래라고 생각하면 되고, 선물거래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미래의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작물을 사고팔기로 합의하는 계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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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사과 한 박스당 가격을 미리 정해서 1년 후 매수자에게 100박스를 팔기로 계약하는 것이 선물거래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입도선매, 밭떼기 같은 유사 선물 거래가 오래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선물은 실제 거래 시점이 되면 당일의 거래 시세와는 상관없이 미리 합의된 가격에 거래하게 됩니다. 선물거래의 장점은 매입자의 측면에서 추후 가격이 변동하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매수자인 농가는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작황 위기에 대비가 됩니다. 이렇듯 비교적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지기에 대형 식음료 업체는 주로 선물거래를 통해 커피를 구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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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선물 가격은 약 3~9개월의 시차를 두고 커피 수입 가격에 반영됩니다. 커피의 품종에 따라 주로 관할하는 선물거래소가 다른데, 브라질의 대표 작물 아라비카는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거래가 진행되며, 베트남으로 대표되는 로부스타는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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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스타벅스, 아니 정확하게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는 커피 선물 가격의 상승을 주된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기준 4,100원에서 4,500원-9.76% 인상) 물론 코로나19의 핑계도 들었지만, 2019년부터 작년까지 매출이 순증 했기에 핑계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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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가 충돌하는 지점입니다. 커피 C의 선물가는 12월의 가격이 폭등합니다. 이는 2022 하반기에 수입 가격에 반영됩니다. 물론 대량 매입 계약이 12월에 이루어진다는 가정, 스타벅스가 직접 수입한다는 가정이 있어야 합니다. 6~8월의 작황 위기로 인해 그전에 선물 거래를 튼 스타벅스 같은 매입자는 차익 실현으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스타벅스는 손해 볼 일이 아니지요. (자세한 것은 구매 조달 계획과 원가 계획이 공개되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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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가격 인상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으로 보입니다. 핑계는 원두, 코로나19 탓을 하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을지도 모릅니다.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는 최근 지분 변동이 있었습니다. 원래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신세계가 1999년 JVC(조인트 벤처 컴퍼니) 형식의 50:50 지분으로 시작했습니다. 최근 2021.7월에 이마트가 스타벅스 인터내셔널 코리아 지분 중 17.5%를 매입해 67.5%의 최대 주주가 되어, 관계사가 아닌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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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의 조정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 부분을 보면 어느 정도 가늠이 됩니다. 나머지 32.5%를 스타벅스 본사가 소유하지 않고 싱가포르 투자청에게 전량 매각했습니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에게 '프랜차이즈 라이선스'를 주는 대리점이 된 것이지요. 유명 호텔 프랜차이즈의 형태와 똑같습니다. 이는 '독자적인 운영'이라는 허울을 쓰고 있지만 속셈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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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간판'을 갈아 달기 쉬워집니다. 조선 호텔을 기억해 봅시다. 앰버서더, 웨스틴 등의 대형 브랜드 프랜차이즈를 하다가 'The Josun'이라는 독자 브랜드로 밀어붙입니다. 정용진의 'No Brand'의 노란색이 초록색을 대신하고 싶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또 하나는 '영업이익 사실상 제로'라고 지탄을 받는 이마트의 연결 재무제표에 착시를 주기 위한 수로도 보입니다. Good company로 Bad company로 막는 '망조의 서막'일지도 모릅니다. 상장 계획도 있다지요. Oh my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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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스타벅스 코리아의 가격 인상은 필연이겠지요. Captive market에서 가격을 올리는 일, 식품회사의 전형적인 가격 정책입니다. 그리고, 지분 인수 비용과 브랜드 매몰 비용은 총수가 부담 할리가 없지 않습니까. 다 비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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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브라질 현지 상황 탓, 온난화 탓, 코로나19 탓을 거들어만 주고, 저 같은 아주 작은 시민이 아는 뻔한 이유도 말하지 못합니다. 인사이트가 없거나 용기가 없거나, 어찌 되었든 한국 언론이 이렇습니다. 오늘도 '저렴하게 구매하는 법', '컵 재사용으로 절약하는 꿀팁'같은 기사만 가득합니다. 귀엽기도 하고, 참 안쓰럽기도 합니다.
(이런 기사만 가득하지요. 아래처럼)
** 전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맛이 없습니다. 전 나름 커피 마니아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웃고 있지만, 세상 걱정에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