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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Mar 19. 2022

오마카세는 모르겠고 이모카세

상술인가 고객사랑인가

오마카세 お任(まか)せ

'맡긴다'라는 뜻의 일본어이며 일식집에서 대접받을 메뉴의 종류 및 그 요리 방식을 셰프에게 모두 맡기는 형식의 식당 또는 선택지를 말합니다. 오마카세 뜻은 맡긴다는 의미의 일본어이고 그리고 자주 듣는 또 하나의 단어가 '오스스메' 인데 오스스메는 추천이라는 의미의 일본어입니다. 오마카세와의 차이점은 오스스메는 가게 측에서 추천하는 메뉴들을 손님이 판단하고 정하는 것이고 오마카세는 주문의 권한을 전부 가게 측에 맡기는 운영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주방장 특선이 두 종류)


라이브 재팬에 따르면 일본에서 조차, 1990년 이후에 일본에서 유행했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스시 가게가 줄어들고, 대신 이자까야 형식의 선술집 등, 술안주를 제공하는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원래는 술과 안주를 즐긴 후 마지막에 스시를 먹는 방식입니다. 일종의 입가심 스시를 종류 불문, 가게 제공하는 대로 먹는 문화이자 방법입니다.


그 이전의 초밥집에서는 초밥 장인들 중에서도 가장 솜씨가 뛰어난 장인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초밥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는 미식가들의 문화였습니다. 일본의 거품 경제 이후 초밥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 들고 고급 초밥집을 다니게 되면서 천통적인 초밥집은 줄어들게 되고 손님의 취향을 저격한 안주나 술을 제공하는 집이 늘게 됩니다.


즉, 하루의 격무가 끝나고 방문한 손님들이 생선 종류를 일일이 고르기 힘들어 하기에 준비한 서비스가 오마카세라고 합니다. 이 표현이 2010년대 이후 한국에도 그대로 들어와서 오마카세라고 쓰이고 있는 것이지요. (고급 스시집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스시조 등) 즉, 오마카세는 사실 '고급'과는 거리가 먼, 반대의 의미가 강합니다.


한국에서는 언젠가부터 일식이 아닌 다른 요리나 식당에서까지 무분별하게 오마카세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테이크 오마카세나 한우 오마카세처럼 일식이 아닌 분야에서도 오마카세라는 이름을 내걸고 영업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지요. 비판의 의식도 있어 보입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터지며 여행과 물류가 묶이고, 해외여행의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전성기를 맞이한 듯합니다.

다찌, 가맥, 아무거나

한국에서 비슷한 형태의 영업 방식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통영이나 인천, 전주 가맥집 등 해안 지역 음식점 중 '다찌집'이라고 불리는 가게가 이런 방식의 영업 형태가 남아 있습니다. 한국식 오마카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술은 메뉴가 정해져 있지만, 안주는 그날그날 주인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요. 대학 시절 호프집 모둠 안주가 '아무거나'였다는 점에서, 마케팅의 목적이 아니라 손님의 선택 장애를 해결해 주는 업주님의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용이나 매출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만족ㆍ고객 감동의 CRM(Customer Relation Management)가 아니었을까요?


제 청년 시절 단골 포장마차에 가면 늘 '이모 손에 잡히는 것으로'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주머니 사정을 잘 알기에 두당 5천 원이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당일 최고의 식재료를 손수 골라주는 이모님의 '단골 사랑'이 '오마카세'의 본질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모카세  추천드립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934127&memberNo=11031159&vType=VERTICAL

오마카세 저리 가라! 사장 이모님 마음대로 안주가 차려지는 이모카세가 인기다. 저렴한 건 기본, 다양한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한상 차림을 맛볼 수 있는 이모카세 모음.

-기사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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