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이가 여니에게
달은 해가 숨어들어야 보이더라.
해가 서쪽 바다로 깊게 숨어들어야
그때서야 달은 이미 동산 위에 부양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더라.
일출은 해가 저 동쪽 바다 끝에서
빼꼼히 드러 낼 때부터 보이지만,
월출은 이미 동산 위에 떠 있어도
해가 숨어들기 전까지 알 수가 없더라.
-언젠가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에서 끄적인 글-
무엇이든 찬란하고 강렬하게 빛나는 것은
소박하고 은은하게 비추는 것을 가리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강하게 뿜어 대는 햇살의 기운으로 울긋 불긋대는 모든 빛깔을 눈에 담고 살았지만, 달빛이 비추어 주는 깊은 밤 걸음걸음만큼이나 고마울까요.
빛나지 않아도 고맙고 소중한 것은 있더군요.
다만 그 고마움, 소중함을 알아가기에 삶은 너무나도 짧더군요. 그래서 참 고맙습니다.
가을 푸른 밤.. 그 별, 그 달 아래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