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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잔혹사를 멈추는 방법: 사티야 나델라에게 듣는다

마이크로소프트 3대 CEO 사티야 나델라

by 박 스테파노

https://www.ciokorea.com/news/269391?fbclid=IwAR2xRu7f5uQHsMC2U423iMqkTMcKEu0xBOYK4Q88U1bMKja22x0KktvxcHk

지난 4월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와 사적인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군가는 머스크가 나델라에게 아등바등하는 트위터를 돌려놓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으리라 예상했을 수 있다. 무엇보다 나델라가 아마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본문 중-


사티야(직접 '야'라는 한글 표기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잃어버린 10년'을 지워버린 Rescue CEO로 불리고 있다. 반토막난 주가를 잡아 올리며 세계 3위의 시가 총액 기업으로 환골탈태시켰다. 심폐소생 기사회생술의 데이비드 카퍼필드에 비유되는 인도태생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이다.


나델라는 머스크에게 지속적인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와주겠다는 의미였다. 머스크는 당연하게도 댓구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선 트위터를 인수하고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회사를 조각조각내어 없애려는 머스크에게 해 주었을지도 모를 다섯 가지 조언을 IT컬람리스트 프레스톤 그렐라가 그간의 통찰과 경험을 토대로 엮어 내었다. 물론 그의 상상력의 생산물이다. 그럼에도 의미 있는 구절을 추려 본다.


Tip No. 1: 열쇠를 받자마자 집을 태워버리지

나델라는 이 회사를 구할 방법이 있었다. 기업 문화를 갈등이 아닌 협업으로 바꾸고, 휴대폰 사업을 접으며, 윈도우가 아닌 클라우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거는 것 등이었다. 그는 이러한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다.

Vs.

트위터를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를 불태워버린 머스크와 대조되는 행보다.


Tip No. 2: 캐시카우를 죽이지

나델라의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반복해서 윈도우를 개선하고 거기서 얻은 수익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구축했다.

Vs.

한편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이 회사의 미래가 현재 수익의 약 90%를 차지하는 광고 판매가 아닌, 유료 서비스에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논쟁의 여지가 있는 장담이다.) 그리고서 즉시 트위터의 광고 사업을 죽이기 시작했다.


Tip No. 3: 해고할 때는 대규모가 아니라 정밀하게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정리해고 계획을 세웠고, 직원들에게 여러 번 통지했으며, 좋은 퇴직 계약을 제공했다. 정리해고는 기업의 핵심 인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나델라는 인력 감축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고, 그래서 남은 직원들은 회사가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Vs.

대조적으로 머스크는 트위터에 대량 해고를 꺼내 들고, 모든 부서를 제멋대로 난도질했다. 누가 해고되고, 누가 남겨졌는지에 대해 운도 이유도 없는 것 같았다. 종종 직원들은 해고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 회사 시스템에서 차단됐기 때문에 알게 됐다. 많은 해고가 명백하게 변덕으로 이뤄졌다. 인프라팀도 난도질을 당해서 트위터의 기본 기능이 위험에 빠졌다. 콘텐츠 관리가 본질적으로 사라졌다. 광고 판매가 중단됐다. 전체적으로 7,500명의 트위터 직원 중 약 절반이 쫓겨났다.


Tip No. 4: 직원을 대우할

“그래서 모든 혁신의 원천은 모두가 가지고 있는 가장 인간적인 자질 즉, 공감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나델라는 덧붙였다.

Vs.

공감에 관해서는 ‘공감’과 ‘일론 머스크’라는 단어가 같은 문장에서 사용된 적이 없다. 다만, 그 문장에 ‘결핍’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면 가능하다.


Tip No. 5: 나갈 문을 닫지

나델라가 나간다면 그는 분명히 마이크로소프트를 운영했던 스타일과 우아함을 가지고 떠날 것이다.

Vs.

울부짖으며 비명을 지르고 가능한 한 큰 소리가 나게 문을 쾅 닫을 것이다. 트위터에 아직도 소리 나게 닫을 수 있는 문이 남아 있다면 말이다.

사티야 나델라 Vs. 일론 머스크 (사진=연삽뉴스, 시사IN)

머스크를 추앙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그 추앙이 그가 이룬 운빨의 거대한 부이든지, 기묘한 인수합병의 수법이든지 상관없다. 그 추앙으로 테스라의 주식을 언더 포인트로 쪼개어 사든, 트위터를 프리미엄 유료 구독하든 알 바 아니다.


단, 자본의 장난을 경제라 오독하는 일은 경계하기를 바란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간부들에게 테슬라를 타고 출퇴근하라는 엄중한 경고의 의미를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전문가들의 꼬임에 빠지지 말지어다. 실물 경제 인사이트 역량으로 치자면, 월드컵 우승팀 맞추는 독일의 유명 문어 파울의 신세를 면하지 못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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