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이가 여니에게
큰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겨울을 또 보내고 있습니다. 대면 접촉할 일들이 준 덕분이겠지요. 코로나 때의 일반적이었던 고립은 어느새 독보적인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고립 덕에 감기를 덜어 내다니, 좋아해야 할 일인지 판단 서지는 않지만, 좋은 거래라고 우겨 생각해 봅니다.
지난날, 삶에 들이닥친 바람 덕에 마음의 감기를 수년 동안 앓고 있습니다. 부단히 마음의 감기를 떨쳐 보려고도 해 보았지만 떼어 낸 딱지는 곧 더 큰 생채기로 돌아옵니다.
시간시 지나니, 이 마음의 감기가 삶 속에 슬금슬금 파고든 자만과 욕심의 폭주를 덜어 내곤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떨쳐 낼 그 감기조차도 삶의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심신이 피로하여 모두에게 날카로운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가장 속상한 사람은 그래도 제가 아닌가 합니다. 참 이기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도 마음도 기운을 회복하고 균형 잡힌 일상을 유지해야 감기를 물리칠 수 있겠지요. 겨울잠이 그립습니다.
그것이 겨울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겨울잠 자는 곰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