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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S(이상거래감지시스템)은 주택 시장에 적용 가능?

전세 사기에 대한 해법은?

by 박 스테파노

금융거래의 파수꾼, FDS


FDS(Fraud Detection System)는 문자 그대로 직역하면 "사기방지시스템"이다. 어감이나 용도 확장을 위해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이라고 부르고 있다. IT의 구체적인 기술 설명은 미루어 둔다.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은 전자금융거래 시 단말기 정보와 접속 정보, 거래 정보 등을 수집 및 분석하여 이상 금융 거래를 차단하는 기술이다. 이상거래를 탐지하는 방식과 오용 탐지를 하는 방식으로 분화되어 있다.

FDS 솔루션은 90년대 초 처음 등장하여 다양한 기술과 융합하며 발전해 왔다. 결제자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패턴을 만든 후 패턴과 다른 이상 결제를 잡아내고 결제 경로를 차단하는 보안 방식이다. 최근의 '기계학습', '머신러닝'처럼 데이터를 분석하여 규준 된 결과의 가이드를 제시하는 기술이다.

FDS (사진=Bitnine)

2000년대 초반부터 카드사를 중심으로 도입했다. 카드 사용자의 이용 성향이나 패턴을 분석해 평소와 다르다고 판단할 경우 자동으로 거래 승인을 중지시켜 이상 거래 확산을 막았다. 카드사가 FDS를 활용해 성과를 거두자 은행권이 속속 도입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필수 도입을 하였다. 일례로 온라인 전자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미국의 페이팔(Paypal)은 2001년 해커에게 공격을 당한 사건을 계기로 독자적인 FDS를 구축했다.


FDS는 보험, 카드, 은행, 증권 등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금융보안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금융보안 IT 보안 10대 이슈’에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전 금융권 도입 확대 및 기술적 고도화’가 언급되면서 FDS 도입이 필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부터 은행 20곳과 증권회사 26곳이 FDS를 구축해 운영해오고 있다. 초기에는 회사별로 이상 금융 거래에 대한 기준이 달랐으나 2017년부터 표준 기준이 수립되고 실적과 현황이 모니터링된다.

현재는 FDS가 상당히 발전했고 많은 은행이 고객의 금융 정보를 보호하는 데 사용하는바 있다. 하지만 이상 거래 또는 부정행위 수법들은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기존 FDS가 탐지하지 못하는 거래의 수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항시 고도화"라는 애자일 방식의 개발이 도입되기도 하였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4831455?sid=101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무작업반 운영을 통해 FDS 탐지 시나리오의 효과성과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고도화하는 보안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이 향상돼 금융분야의 전자금융거래 안전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기사 본문 중-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하자 FDS 고도화에 박차가 가해졌다. 핀테크와 금융의 활발한 융합으로 더욱 많은 금융거래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그와 더불어 분석기능도 발전했다. FDS는 결제자의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패턴을 만들어 이상 결제를 잡는 방식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쌓일수록 기능이 고도화되는 것이다. FDS 전담팀이 꾸려지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가 가동되면서 각종 보안 위협에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가까운 미래에는 기존 FDS에서 도출한 결과의 중간과정을 보여주는 ‘화이트박스’ 기술이 점차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다른 지역 또는 다른 은행 등금융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상 거래 내역과 계좌 정보를 네트워크화하여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사기팀 담당자가 증거를 참고하여 더욱더 확고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현재 오픈뱅킹의 사기탐지는 불가능한 부분도 커버가 된다.

고도화 되는 GDS (사진=아이티데일리)

가상자산과 핀테크에서도 속속 도입, 고도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가상자산 거래소이다. 코빗은 최근 FDS를 가동해 고객의 5000만 원 상당 암호화폐 피싱 피해를 예방한 것이 보도되었다. 비트코인을 구매한 A 씨는 이를 출금해 다른 입금처로 보내는 패턴을 한 달간 반복했다. A 씨가 그간 출금하는 금액은 꾸준히 100만 원대였는데 어느 날 27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 송금되었는데 코빗 시스템은 이를 "이상거래"로 판단하고 출금을 보류했다. 결국 암호화폐 피싱을 막아 내었다.


핀태크에서는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는 FDS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해 온라인 가맹점 3곳에서 고객 8명 명의를 도용한 부정 결제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FDS를 강화하고 있다. 토스가 선제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부정거래 건수가 작년 4분기 대비 올해 들어 35% 감소하였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모든 주요 자산 거래에 도입되어야


문제는 두 가지이다. 모든 자산 거래가 시스템 데이터가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은행, 증권, 보험 등의 주요 금융권이 아니면 법제가 미비하여 거래 주체들을 모니터링하기가 어렵다. 이 두 가지의 전제는 실무적으로 방법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단, 정부와 기관의 의지의 영역이다.


미국의 페이 팔 사례에서도 볼 수 있지만, 미국은 소위 거래 담보(에스크로)라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주요 자산 거래에 있어서는 거래자를 공증할 수 있는 주체의 보증과 보호로 안전성을 확보한다. 한국의 경우 금융거래는 "금융기관"과 그 감독 기관이 일차적인 담보를 하기에 비교적 안전한 거래가 이루어진다. 모든 거래가 시스템에 기록되어 남는다는 것이 가능하게 해주는 근본 이유가 된다.


그렇다면, "주택 거래"는 어떤가? 인생에서 가장 큰 '거래'일 수 있는 것이 주택 계약이다. 매매ㆍ임차 등 계약은 개인과 가계의 자산 중 가장 중요하고 큰 비중일 것이다. 이 거래가 디지털 차리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것 자체가 사실은 아이러니이다. 이런 연유로 "욕망"의 자산 시장인 주택 시장에서의 사기의 근절은 "의지"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모든 거래를 투명하게 노출하지 않는 이유는 거지 각색일 것이다. 세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시장과 주변의 반응, 그리고 매매ㆍ임차 거래 후의 평가등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 등 말이다. 그러나, 그와 대비하여 닥쳐오는 손실의 위기가 크게 증가한 지금은 모든 주택 거래의 디지털화가 필요해 보인다.


https://m.etnews.com/20220621000145

데이터를 활용해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면 어떨까. '금융 사각지대 해소'라는 포부로 금융기관을 위한 서비스를 하는 만큼 데이터 기술로 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우리는 이상금융거래감지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이라는 사기방지 모형을 제안했다. 건축물 정보를 토대로 다주택자를 식별하고 이미 금융권에서 사용하고 있는 빌라시세 정보와 매매 및 전세 실거래가를 대조해서 위험 의심 다주택자 정보를 판별할 수 있다. 공기업의 전세보증 심사 단계에서 위험을 감지하고 이를 고지하면 기사에 보도되는 것처럼 갑작스레 전세 보증금을 날리고 거리로 내몰려서 삶을 놓고 싶은 위기를 겪는 임차인 문제를 조금이나마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기사 본문 중-


다소 멀어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최근 "빌라왕" 같은 사태를 보면 손 놓고 있을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택 시장에서 가장 약자인 소형 주택 임차인들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디지털 거래의 의무와 그에 대한 당국의 모니터링은 시급해 보인다. 만약 빌라 전세 거라가 데이터로 쌓이고 FDS가 도입되어 심사의 절차를 거쳤다면, 빌라왕의 거래는 "이상거래"로 감지되었을 것이다.


이 것도 몇 발짝 필요한 일이라면, 우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라도 FDS의 도입, 고도화를 법제화하면 어떨까? 새로운 개발 같은 것 필요 없이 DBM(데이터베이스 관리) 솔루션 업체들에게 잘 만들어진 기성품이 있다. 그리 크지 않은 비용으로 국민들의 자산과 정신 건강을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전세 사기 피해 (사진=KBS)

사실 FDS(이상거래감지시스템)의 도입은 금융권조차도 대형 사고가 터진 뒤에 시작되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셈"이 맞다. 그러나, 소를 한 번만 잃어야지 또 잃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소를 더 이상 키우지 않을 것이라면 몰라도. 지금도 아주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넓게 깊게 보고, 신속한 대책을 세워 주길 바라 마지않는다.


* 참고 기사:

진화하는 FDS…보이스피싱·암호화폐 사기까지 차단 (IT 조선)

https://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4/28/20210428022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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